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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새 지도부 선출한 자유한국당, 이제부터 진짜 시험대

입력 2019-02-2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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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고 있는 북·미 정상회담 소식을 전했는데요. 잠시 국내 정치권 소식으로 가보겠습니다. 오늘(27일) 북·미 정상회담 소식에 많은 국민들이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요. 국내에서도 중요한 행사가 많이 열렸죠. 특히 자유한국당이 오후 2시부터 전당대회를 열어서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아마도 정치부회의가 끝나기 직전 쯤에 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허 반장 발제에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관련 소식을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 바람이 불어오는 곳 - 김광석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가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처음 바람이 불어올 때만 해도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대세론 속에서 무덤덤하게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진행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때로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도 틀릴 때가 있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요.

[황교안/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지난 14일) :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압승을 해야 됩니다~! 그리고 그 힘으로 정권을 찾아내야 합니다]

[김진태/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지난 14일) : 저 없으면 재미없을걸요? 우리 한국당에 김진태가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 아니겠습니까 여러분!]

[오세훈/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지난 14일) : 내년 선거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화두가 된다면 우리는 또다시 필패입니다.]

[조대원/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후보 (지난 14일) : 여러분, 이래가지고 수권정당 할 수 있습니까? 우리가 무슨 대한애국당입니까?]

[김순례/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후보 (지난 18일) : 여러분~~~! 누가 적폐입니까! 박…누가 적폐입니까. 문재인이 적폐입니까]

[김진태/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지난 18일) : 촛불에 놀라 다 도망갈 때, 끝까지 당을 지킨 사람 누굽니까 여러분!]

[김준교/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 후보 (지난 18일) : 저딴 게 무슨 대통령입니까. 저는 절대로 저자를 우리 지도자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짐승만도 못한 저 종북 주사파 정권을 처단해야 합니다. 그 수괴 문재인 역시 민족반역자로 처단해야 합니다.]

[오세훈/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지난 19일) : 정통 보수의 정당이던 우리 자유한국당이 어쩌다가 이렇게 계속해서 우경화의 길로 간다고 하는 이런 평가를 받게 됐는지 정말 서글픈 현실입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지난 19일) : (헌법재판소 결정에) 절차적 문제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죠. 박근혜 대통령, 돈 한 푼 받은 거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과연 탄핵이 타당한 것인가…저는 동의할 수가 없다…]

[김진태/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지난 20일) : 탄핵이 부당한 것이냐에 대한 O, X로는 답변을 도저히 하실 수 없는 겁니까?]

[김진태/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지난 21일 / 화면제공 : KBS) : (태블릿PC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좀 무게중심을 두고 계시는 겁니까?]

[황교안/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지난 21일 / 화면제공 : KBS) : 제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오세훈/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지난 23일 / 화면출처 : MBN) : 법원의 판결이 이미 났지 않습니까. (태블릿PC가) 조작됐다는 증거가 없다는 정도의 판결이 아니라 태블릿PC는 조작된 데가 없다는 게 판결이지 않습니까.]

[황교안/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지난 23일 / 화면출처 : MBN) :  이 문제에 관해서 여러 번 지금 반복해서 얘기를 했어요. 계속 반복할 필요가 없어요.]

어쨌든, 이런 논란 속에서 자유한국당이 새 대표를 뽑았습니다. 국정농단 사건에 이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대선 패배, 지방선거 참패, 그리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7개월이라는 긴 어둠의 터널을 이제 다 지났다고 했으면 좋겠는데, 새 대표 체제의 시험대는 이제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흥행 참패입니다. 애초 북·미 정상회담이 오늘, 내일 열리기로 결정되면서 한국당 전당대회는 상대적으로 관심사에서 멀어졌습니다. 그래도 한국당 지지자들의 뜨거운 관심이라도 받는가 했더니 생각보다는 미적지근했습니다. 지난 주말 완료된 모바일·현장투표에서는 총선거인단 37만여 명 중에 9만여 명이 참여해 24.58%의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최종 투표율은 오늘 일산 킨텍스 현장에서 실시된 대의원 투표를 합산해 집계되는데요. 이번 전당대회 투표율은 김무성 대표가 뽑힌 2014년 전당대회의 30.5%보다 낮습니다. 게다가 탄핵과 대선 패배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때인 2017년, 홍준표 대표가 뽑힌 전당대회 때의 투표율이 25.2%였는데요. 당이 한창 침체돼 있을 때와 비교해도 투표율 자체가 크게 올라가지는 않은 것입니다.

두 번째로 당의 극단화입니다. 여성 최고위원으로 김순례 후보가, 청년 최고위원으로 김준교 후보가 각각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나왔을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한국당이 우클릭에 우클릭을 거듭했다는 것입니다.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중원을 장악해야 하는데, 중도 성향이 강화되기보다는 보수 성향이 더 극단화된 것입니다. 이번 경선에서 중도 개혁 보수를 표방하다가 힘도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오세훈 후보의 목소리를 들어보겠습니다.

[오세훈/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지난 22일) : 이번 전당대회 기간 내내 저, 오세훈, 여러분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말씀을 드려왔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극복하자', '탄핵을 인정하자', '도로 친박당, 탄핵 총리로는 총선 필패다', '5·18 망언도 사과하자' 그리고 '더 이상 오른쪽은 안된다. 중도로 가야 한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렇게 외쳐왔습니다.]

이런 오세훈 후보의 구호는 상대적으로 메아리가 약했습니다.

세 번째는 당의 외연 확장입니다. 황 후보는 전대 기간 동안 바른미래당과의 합당을 강조했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지난 19일) : 바른미래당도 내거는 가치가 헌법 가치에 부합되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충분한 논의를 통해서 양당 간의 합당도 가능하고 또 개별 입당도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떡 줄 사람은 일단 생각도 안 하고 있습니다.

[손학규/바른미래당 대표 (지난 21일) : 대한민국의 국무총리이자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정을 책임졌던 분이 극우·극단주의의 입맛에 맞는 발언을 연일 계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분이 당을 이끌게 된다면 우리나라 정치가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지극히 우려됩니다.]

바른미래당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으로 만들어진 당이기 때문에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 한국당과의 당대당 합당에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한국당 내에서도 중론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건 새누리당에서 나와 바른정당을 만들었던 의원들의 개별 입당인데요. 

자유한국당이 탄핵을 부정하고, 태블릿PC 조작설을 계속해서 제기하게 된다면 개혁 보수를 표방하고 있는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도 한국당과 함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어쨌든 한국당은 오늘 새 지도부를 뽑았습니다. 문이 열렸든 닫혔든 기차는 출발했고, 누가 타든 내리든 기차는 달릴 것입니다. 과연 한국당의 종착역이 어디가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 < 새 지도부 선출한 자유한국당, 이제부터 진짜 시험대 > 로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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