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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임종헌 재판 불출석, 변호사 사임…'시간 끌기' 작전?

입력 2019-01-30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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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법농단 핵심 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이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임 전 차장은 어제(29일)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고 변호인 전원이 사임계를 제출했죠. 재판 시작부터 파행을 겪고 있는 것인데 오늘 여당 발제에서는 임종헌 재판 관련 얘기, 또 사법농단 수사속도 등을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기자]

원래 오늘 오후 2시, 임종헌 전 법원 행정처 차장의 재판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물론 내일과 설 연휴 이후에 예정된 기일까지 모두 보류됐습니다. 임 전 차장의 변호인단이 어제 재판부에 사임계를 제출했기 때문인데요. 이어 임 전 차장 역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오늘 예정됐던 재판이 취소됐습니다. 임 전 차장 측 변호인은 재판 준비할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하다면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측 변호인 (음성대역) : 주 4회 재판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입니다. 기록 검토도 제대로 못 하고 의견서도 내지 못한 피고인과 변호인이 공판 자리에 출석만 해서 앉아 있으면 뭐 합니까?]

임 전 차장은 '직권 남용'과 '재판 거래' 의혹 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수사기록 8만 쪽, 책으로만 따져도 274권에 달하는 분량입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재판 지연을 노리고 사임계를 제출한 것 아니냐 이런 분석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임 전 처장 변호인단 가운데 황정근 변호사,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 탄핵소추위원단 측에 서서 박 전 대통령 측의 시간 끌기 시도를 막았던 주역이었습니다. 2년 전인 2017년 2월 헌법재판소로 한번 가보시죠.

[조원룡/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측 변호인 (2017년 2월 22일) : 헌법재판관 강일원의 기피를 신청합니다.]

[황정근/당시 국회 탄핵소추 대리인 (2017년 2월 22일) : 잠깐 제가 이의 있습니다. (아니 변론을 하고 있는 중인데…) 아니 변론이 아니라 이의, 진행 발언입니다. (끝나시고 하십시오.) 기피 신청은 소송 지연의 목적이 있을 경우에는 기피 신청에 대한 본안 판단을 하지 않고 신청을 각하할 수 있다는 조문에 따라서 피청구인 대리인의 기피 신청을 각하해주시길 바랍니다.]

박 전 대통령 측이 주심이었던 강일원 재판관에 대한 기피 신청을 했던 것을 황 변호사가 '재판 지연 의도가 보인다'면서 바로 각하해달라고 나섰던 것인데요. 이후 황 변호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탄핵심판 변론 과정 가운데 "재판 지연을 막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면서 시간과의 싸움이었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어찌되었거나 임 전 차장의 재판은 차질은 빚게 됐습니다. 임 전 차장의 1심 구속 기한은 오는 5월 14일 까지입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되느냐. 이번 사건은 변호인이 없으면 재판을 열 수 없는 '필요적 변론사건'입니다. 때문에 재판부가 추후 국선 변호인을 지정하거나, 아니면 재판부가 변론 기일 준비 시간을 더 주겠다고 하면 기존 변호인단이 사임 의사를 철회할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이달 초 임 전 차장에게 혐의가 더해졌죠. 바로 전 현직 국회의원들에게 재판 민원을 받고 판사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했다는 것입니다. 재판을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는 6명의 의원 가운데 유동수, 홍일표 의원과 전병헌, 이군현 전 의원은 최근 비공개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나머지 서영교 의원과 노철래 의원은 소환 조사에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 의원이 28일에 지역구 주민들에게 해명성 단체 문자를 보냈는데요. "어려운 청년을 도운 것"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환조사에 불응한 의원들에 대해 검찰은 이미 의혹 내용이 상당수 소명됐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직접 조사를 하지 않아도 의혹 입증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시간을 한번 거슬러 올라가 볼까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 전 차장을 구속시킨 것은 바로 한 장의 사표입니다. 그동안 이탄희 판사는 침묵하고 있다가 이달 초 다시 사표를 냈습니다. '2년간 유예됐던 사직서를 냈다'며 법원 내부 통신망에 사직 인사를 남겼습니다.

[이탄희/판사 (음성대역) : 지난 시절 행정처를 중심으로 벌어진 헌법에 반하는 행위들은 건전한 법관사회의 가치와 양식에 대한 배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법관이 추종해야 할 것은 사적인 관계나 조직의 이익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공적인 가치입니다. 가치에 대한 배신은 거부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2017년 2월 당시 법원행정처 소속이었던 이탄희 판사는 부당한 지시에 반발에 사표를 던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법원 내부에서 여러가지 의혹이 일파만파 퍼졌고 이는 사법 농단 수사로 이어졌습니다. 이 판사는 사직서에 "판사가 누리는 권위는 독립기관으로서의 권위"라며 "조직원으로서 전락한 판사를 세상은 존경해주지 않는다"고 끝까지 경계의 끈을 풀지 않았습니다. 법원 측은 이 판사가 뜻을 철회하지 않는 한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사법 농단의 책임자는 여전히 법원 내부에 남아있다며 스스로의 개혁을 촉구했습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사법농단 관련돼서 수사와 조사를 받았던 그리고 사법농단에 관련돼서 국민들이 사법부를 못 믿게 만들었던 장본인들은 여전히 법원 내부에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은 빨리 극복되어야만 할 것이고 이것이 용기 있는 이탄희 판사가 원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여당 발제는 < 임종헌 '시간 끌기' 작전? 재판 시작부터 파행 > 으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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