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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끝내 '아베 사죄' 한 못 풀고…김복동 할머니 별세

입력 2019-01-29 18:10 수정 2019-01-2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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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두 분이 연이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제 오전 이모 할머니가 돌아가신데 이어서 밤늦게 김복동 할머니도 세상을 떠났죠.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에 대한 반성은커녕 잇따른 도발과 망언으로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오늘 고 반장 발제에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별세 소식과 한·일 관계 관련 소식을 함께 전해드립니다.
 

[기자]

[영화 '아이 캔 스피크' (2017) : 일본은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정성있는 사과는 없었습니다 우리는 당신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잘못을 인정하기만 하면 됩니다 당신들이 용서 받을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직 목숨이 붙어있을 때 'I am sorry' 그 한마디가 그렇게 어렵습니까? 후세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지 않으려면]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아이 캔 스피크였습니다. 김복동 할머니가 어제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 할머니는 1992년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한 뒤 전 세계를 찾아다니며 위안부 피해를 증언했습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 집회에도 거의 매주 참석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한·일 위안부 합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찾아 온 정부 관계자들을 이렇게 꾸짖기도 했습니다.

[고 김복동/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015년 12월 29일) : 정부가 타결을 했다는 말에는 당치도 않는 소리라. 아직 타결이 안됐어요. 우리가 이런 사죄를 받으려고 이때까지 싸웠던 건 아니었거든요. 정확하게 하려면 일본 아베가 법적으로 기자들 모아놓고 자기네들이 잘못했다, 용서해달라. 이렇게 조리 있게 사죄를 하고 일본 애들 교과서나 이런 것도 고치고, 우리가 돈 한 푼 두 푼 그 돈 받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

할머니는 암 투병 중에도 끊임없이 일본을 향해 사죄와 반성을 촉구했습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병상을 방문했을 때도 이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위안부 문제 해결을 당부했습니다.

[고 김복동/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지난해 1월 4일) : 우리도 지금 나이가 들어서 오늘 내일이 바빠요. 힘을 좀 더 써서 해결해주면 고맙겠습니다. 누워서 이렇게 마음이 안 놓입니다.]

어젯밤 10시 41분 김복동 할머니가 세상을 뜨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도 "일본이 너무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윤미향/정의기억연대 대표 : 그 어느 때보다도 어제는 절규에 가까운, 이럴 수가 있나 하는 그런 절규에 가까운 분노를 표현을 해내셨고요. 그리고 나서 할머니는 다시 눈을 감으셨고 운명하실 때는 평온한 모습으로 가셨고요.]

김복동 할머니에 앞서 어제 오전 위안부 피해자인 이모 할머니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할머니 두 분이 같은 날 돌아가신 것인데요. 정치권도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삼가 두 분의 명복을 빕니다. 일본 정부는 더 이상 위안부 문제 해결을 미뤄서는 안 됩니다. 한·일 관계가 더 성숙한 관계로, 미래로 나가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과거 국가범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신용현/바른미래당 의원 : 시간은 속절없이 가고 있지만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 속도는 너무나 더딥니다. 다행히 지난해 정부가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공식 발표했지만 아베 총리는 위안부 합의 이행을 계속 고집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역사적 과오를 뉘우치고 진정성 있는 사죄를 해야 합니다.]

이제 국내에 생존한 위안부 피해자는 23분 남았습니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속 대사처럼, 김복동 할머니의 외침처럼 진정 어린 사과와 반성 그거면 됩니다. 그때 너무 죄송했노라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노라고. 그 이야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요. 일본은 반성은커녕 위안부 합의 이행을 주장하면서 요즘에는 아예 초계기 저공비행 등 군사 도발까지 감행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어제 의회 시정연설에서 북한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한국과 공조하겠다는 말 외에 한국을 제대로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어제) : 북한과의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정상화를 목표로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한·일 관계가 부침을 겪는 동안 아베 총리의 시정 연설 속 한국 언급도 매년 달라져 왔습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한국을 "기본적인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로 규정했고 2015년에는 가치와 이익을 공유한다는 문구는 사라지고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는 표현을 넣었죠. 그리고 위안부 합의 관련 양국 간 갈등이 불거진 직후였던 2018년 시정연설에서는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는 표현을 아예 뺐습니다. 이렇게 표현은 매년 달랐지만 협력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문구는 매년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아예 한국을 언급조차 안한 것입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가 한국 언급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아베 총리 주변 인사들의 말을 빌려 "한국이 미래지향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연설문에 한국을 써넣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이 항상 강조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관계 이런 것인데 미래도 과거를 바탕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 기본 중의 기본 상식입니다. 아무튼 또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한국과의 대립격화를 피하려면 연설에 언급하지 않는 것이 낫다"라는 것이 아베 총리 주변 인사들의 인식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유가 어찌됐든 한·일 관계 당분간 경색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베 정권이 한국 때리기로 지지율 상승 효과를 본데다 북핵 도발 협력 필요성도 줄어들면서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나라도 올해 임시정부 수립과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해인만큼 관련 행사가 1년 내내 이어질 예정입니다. 당연히 일본에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소식은 들어가서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끝내 못 받은 진심 어린 사과…생존자는 이제 23명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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