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가 성폭력 피해 보도가 나간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김정숙 여사가 "용기를 내줘서 고맙다"며 보낸 편지에 "힘든 시간을 외롭게 견디고 있을 분들에게 큰 힘이 되고 싶다"고 직접 답장을 쓴 것입니다. 심 선수는 오늘(27일) 김 여사가 편지와 함께 건넨 녹색 목도리를 두른 채 월드컵 출전을 위해 독일로 떠났습니다.
이도성 기자입니다.
[기자]
월드컵 출전을 위해 독일로 떠나는 쇼트트랙 대표팀.
검은 마스크에 모자를 눌러 쓴 심석희도 함께 했습니다.
취재진이 몰리자 고개를 숙이거나 휴대전화를 보며 시선을 피했지만, 팬에게 선물을 건네받고 동료들과는 밝게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심석희는 지난달 법정에서 조재범 전 코치의 범행을 증언한 이후 한 달여 만에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 전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하며 이목이 쏠리자, 대표팀은 진천선수촌으로 옮겨 2주 넘게 비공개 훈련을 했습니다.
심석희가 얼음판 위에서 땀을 흘리는 동안 유도와 태권도, 장애인체육 등 다른 종목에서도 폭로가 이어졌고, 정부도 엘리트 체육 개혁안을 발표했습니다.
[송경택/쇼트트랙 대표팀 감독 : 모두가 하나로 굉장히 웃으면서 밝게 운동을 준비했고요. 선수들끼리 좀 더 뭉치는 계기는 됐다는…]
심석희는 김정숙 여사가 선물한 녹색 목도리를 하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김 여사는 지난 24일 "용기를 내줘 고맙다"는 편지와 함께 심석희에게 목도리를 전달했습니다.
녹색은 심석희가 가장 좋아하는 색입니다.
심석희도 직접 손 글씨로 답장을 썼습니다.
"힘든 시간을 외롭게 견디고 있을 분들에게 큰 힘이 되고 싶다"며 폭로 이후 처음 심경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