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택시 회사들은 정부의 지침을 따랐을 뿐이고 지침이 다시 바뀐 2014년 하반기부터는 그런 일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정말 달라졌을까요.
하루 15시간 일해도 1시간만 근무 시간으로 인정받는 택시 기사들의 실태를 계속해서 서준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경북 김천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조모 씨.
하루 평균 15시간 이상을 운전합니다.
매일 8만 원 넘는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서입니다.
[조모 씨/택시기사 :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그 사납금 자체를 맞출 수가 없어요. 솔직히.]
하지만 조씨가 실제 근무로 인정 받은 시간은 하루에 1시간 6분에 불과합니다.
조씨에게 회사가 주는 기본급도 30만 원 수준입니다.
[조모 씨/택시기사 : 거의 생활이 안 된다고 봐야 하죠. 그거 뭐 기본적인 생활이…]
인근 구미에서 택시를 모는 홍모 씨도 마찬가지 입니다.
홍 씨는 이틀에 한번 씩 하루 24시간을 꼬박 택시에서 보냅니다.
하루 평균 12시간을 일하지만, 실제 근무로 인정받는 시간은 하루 3시간.
[홍모 씨/택시기사 : 3시간 잡아놓고 나머지는 휴게시간입니다. 우리가 24시간 일하는데 3시간이 뭐냐 하면서 불만해도 어떻게 불만 터트릴 데가 없으니까…]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모든 지역에서 실제 기사가 일한 시간과 임금으로 지급받는 시간이 차이 났습니다.
적게는 하루 2.8시간부터 많게는 하루 7시간입니다.
대도시 보다는 중소도시로 갈 수록 그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택시기사들의 공짜노동이 가능한 것은 근무인정시간을 노사합의에 맡기는 현행 근로기준법 때문입니다.
부가세감면액을 기본급에 산입하지 못하게 한 2014년 이후부터는 더 심해졌다는 지적입니다.
[김성재/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정책국장 : 중소도시 같은 경우는 대도시보다 수익성이 불안정해서…노사 간의 합의에서 (노조가)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한 측면도 있습니다.]
택시기사에게 돌려주라는 부가세감면액을 유용하는 것도 여전히 문제입니다.
지난해 12월 민주택시노조는 전남 목포의 택시회사 임원 김모 씨 등 2명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택시를 운행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부가세 1000만 원 이상을 챙겼다는 이유입니다.
(영상디자인 : 조영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