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축구, 어제(22일) 조마조마 보셨을 것 같습니다. 바레인을 넘어서 아시안컵 8강에 올랐습니다. 연장까지 120분, 그야말로 모든 것을 쏟아낸 끝에 따낸 승리였습니다. 이틀 뒤 만날 다음 상대는 카타르입니다. 우승까지 가는 여정이 결코 녹록하지가 않죠. 가슴 졸였던 바레인전은 그러나 승리를 만들어낸 2골에 그동안 고개를 떨궜던 선수들의 환호가 담겨 있어서 위안이 되기도 했습니다.
먼저 이도성 기자입니다.
[기자]
이러다 승부차기까지 가는 것이 아닐까 불안하던 연장 전반 끝자락, 수비수 김진수가 골대를 향해 몸을 던집니다.
한 골을 넣었을 뿐인데, 풀어낸 세리머니는 여러 개입니다.
잔디 위를 미끄러지며 포효했고, 유니폼 안에 공을 넣어 임신한 아내에게 메시지도 보냈습니다.
마지막은 부상으로 아시안컵을 뛸 수 없게 된 기성용의 유니폼을 들어 보였습니다.
국가대표로서 6년 만에 넣은 첫 골.
4년 전 호주와의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역전 골을 내줬던 실수, 2번의 월드컵을 모두 부상으로 놓쳐버린 회한도 잊었습니다.
[김진수/축구 대표팀 : 오늘까지만 즐기고 다시 8강을 준비할 생각입니다.]
손쉬운 상대라 생각했지만 답답하게 흘러간 바레인전, 전반전 황희찬이 수비 숲을 허물었던 이 장면이 그나마 가장 결정적인 기회였습니다.
수비수들을 제치다 슛까지 이어지지 못한 아쉬움.
10분 뒤 결국 골을 만들어냈습니다.
황의조가 골키퍼와 경합하다 공이 뒤로 흐르자 욱여넣듯 골문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다소 투박해 보이지만 거침없이 돌파하며 수비를 흔드는 황희찬은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팬들의 비판과 싸웠습니다.
자신감에 넘친 나머지 기술을 뽐내듯 공격하다 위험한 역습을 내주고는 했는데 이번 골을 넣고는 활짝 웃었습니다.
바레인전 힘겨운 승리.
연장까지 120분을 뛰며 고비를 돌파하는 과정에는 축구인생에서 반전의 골을 넣은 선수들이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