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병원 안의 이른바 태움, 영혼까지 태워야 끝난다는 이 괴롭힘 문화는 잇따라 간호사들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신입 간호사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닌데요. 얼마 전 보도해드렸던 서지윤 간호사 사건 얘기입니다.
김지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5일 세상을 떠난 서지윤 간호사의 유품입니다.
동료들이 써준 편지가 있습니다.
"적응하기 힘들때 많이 의지했다"고 고마워하고 "선생님만 보면 따라다니면서 질문했는데 이제 누구에게 하냐"고 서 씨가 부서를 옮기자 아쉬워합니다.
[서씨 어머니 : 신규(간호사)들을 많이 챙겼다고 그러더라고요. 환자분들한테도 굉장히 이쁨 받는 간호사였고. '우리 천사 간호사님 오셨냐'고.]
사망 당일에도 자신이 돌봤던 환자를 만날 예정이었습니다..
[A씨/서씨 환자 : '저 먼저 도착해서 있으니까 천천히 오세요'라고 (카톡을) 했는데 전화가 온거예요. '지윤이가 못 갈 것 같다'라고. 하늘나라 가셨다고.]
서 간호사가 힘들어한 건 부서를 옮긴 지난달 18일부터였습니다.
[서씨 어머니 : 12월 29일날 집에 와서 '엄마, 나는 간호사 태움 태움하는데 그게 뭔지 지금까지 몰랐어. 그런데 진짜 이제는 알 것 같아'라고]
7년차인 자신에게 '신규 간호사보다 더 못살게 군다'고 호소한 것입니다.
[서씨 어머니 : 어떻게 가서 며칠만에 애가 이렇게 되어버리냐고요. 그렇게 밝던 애가]
친구들에게도 괴로움을 토로했습니다.
간호 업무가 아닌 설거지도 해야했고, '쪼다처럼 있다왔다'고도 말했습니다.
당시 해당 부서장은 사건 이후 사퇴 의사를 밝혀 다른 부서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도 해당 부서장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돼 감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황선이/서울의료원 간호사 : 조직 내의 괴롭힘이 집요하게 지속되고 있거든요. 어린 간호사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해당 부서장은 취재진에게 해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의료원에서는 4년 전에 행정 직원의 자살 사건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의료원 측은 "당시 사건은 직장내 괴롭힘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씨 어머니 : 딸을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사람들을 거기서 일할 수 없게끔 했으면 좋겠어요. 원장님과 간호과에서 저희들에게 확실한 사과를 해주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