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방의회의 외유성 연수 현장을 취재한 이희정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태국을 다녀온 거지요? 대부분 일정이 어떻게 돼 있었습니까?
[기자]
일정표만 보면 이것이 여행사 상품인지 공무 연수인지 헷갈릴 정도인데요.
방문한 곳 대부분 관광지가 맞고요.
저도 가는 곳마다 한국인 관광객들을 마주쳤습니다.
태국 현지 관광업계 관계자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시죠.
[관광업계 관계자 :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런 동남아에 뭘 선진 의정을 탐방하고 이런 게 있겠어요. 민주주의 국가도 아닌데. (태국은) 농업 쪽으로 구실을 잘 갖다붙이는 거죠. 구실을 자기네들끼리 잘 만들어서 와요.]
[앵커]
그런데 이것은 그나마 공식 일정이라면서요. 그 이후가 더 문제일 수도 있겠군요.
[기자]
네. 일정이 비워져 있는 저녁 일정은 말 그대로 '자유시간'입니다.
누가 어디서 뭘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제가 취재한 고급 클럽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곳에서 한 시의원이 노골적으로 성매매를 요구했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관련된 다른 증언들 들어보시죠.
[태국 클럽 직원 : 자기 옷을 벗고, 여자들 옷도 벗기려고 해서 안 된다고 했어요.]
[관광업계 관계자 : '2차가 되거나 2차비를 지급해서 픽업을 하는 공간이거나 그런 데가 아닙니다'라고 설명을 해도, 와서 이 사람이 그렇게 행동해버리는데 그거를 어쩝니까.]
[앵커]
연수를 사전에 심사하거나, 비용을 검증할 방법이 없을까요?
[기자]
지자체마다 연수를 심사하는 위원회를 뒀습니다.
그런데 그 위원회 구성원들이 대부분 지방 의원들입니다. '셀프 심사'를 하는 건데요.
아예 심사위원장을 맡은 곳도 153곳이나 됩니다.
사실상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입니다.
[앵커]
다녀오면 보고서를 써야 하지 않나요? 어제도 봤습니다만 너무 천편일률적인 것이 많아서 믿을 수가 없는 상황이잖아요.
[기자]
보고서를 하나 가져왔습니다.
이 안에는 후기 같은 것을 써내는데요.
한 시의원이 다녀와서 뭐라고 썼나 보시죠.
"호랑이, 기린 등을 전시해 다채로움을 더했다. 흔히 볼 수 없는 수많은 악어와 악어쇼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파타야 악어농장 얘기인데요.
제가 따라 가봤지만 순수한 관광지거든요.
굳이 이런 내용 쓸 거라면, 왜 세금들여 가는지 이해가 되지를 않습니다.
최근 가이드 폭행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예천군의회 사건 이후, 정부나 지자체에서 대책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대부분 강제성이 없어, 벌써부터 무용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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