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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양승태 '운명의 날' 23일…검사 출신 판사가 심리

입력 2019-01-21 19:01 수정 2019-01-2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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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영장실질심사가 오는 23일 열립니다. 헌정사상 최초의 전직 사법부 수장의 구속여부는 검찰 출신 명재권 부장판사의 손에 달렸는데요. 검찰과 양 전 대법원장 측의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는 23일 자정을 넘겨 나올 것으로 관측되는데, 오늘(21일) 최 반장 발제에서는 구속 기로에 선 양 전 대법원장과 그의 운명을 가르게 될 핵심 증거 등을 짚어 보겠습니다.

[기자]

소위 '금요일의 법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좋지 않은 소식이나 부담스러운 내용은 금요일에 터뜨리는 겁니다. 왜냐하면 주말을 지나면서 여론의 관심이 떨어져 뉴스 영향력이나 파급력이 다른 날에 비해 낮아지기 때문이겠죠. 현 정부 주요 낙마자들이 스스로 사퇴한 시점도 대부분 금요일이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명실상부 '금요일의 남자'입니다. 검찰이 출석 통보를 한 건 지난 4일. 그리고 정확히 일주일 뒤인 11일 첫 소환 조사를 받았습니다. 또 일주일 뒤인 18일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했죠. 공교롭게도 모두 금요일이었습니다. 전직 사법부 수장에 대해 검찰이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통상 영장심사가 영장청구 2~3일 뒤에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금요일에 영장을 청구하면 최소 토·일요일, 준비시간 이틀을 더 주는 셈인데요. 양 전 대법원장도 23일, 평일 기준으로는 사흘 뒤 영장심사 일정이 잡혔지만 사실상 준비시간 닷새를 확보한 겁니다.

헌정사상 첫 전직 대법원장의 구속여부는 명재권 부장판사의 손에 달렸습니다. 명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수사로 영장업무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9월 영장전담 재판부에 합류했죠. 1998년 검사로 임관한 뒤 2009년 판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을 이끄는 한동훈 3차장검사와 연수원 27기 동기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변호인을 통해 구속전피의자심문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즉 자신보다 25년 후배인 명 부장판사 앞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명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수사 관련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는 상황에서 박병대, 차한성 전 대법관 사무실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차량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처음으로 발부했습니다. 다만 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해선 "범죄사실의 공모여부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었죠.

따라서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경우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차장과의 공모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기 보다는 직접 개입한 점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 관계자, "징용소송 재판개입 등 가장 심각한 범죄 혐의들을 단순히 보고받는 수준을 넘어 직접 주도한 사실이 확인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이 범죄를 주도했다는 걸 소명할 수 있을지가 이번 구속여부를 판가름할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이 쥔 핵심 증거는 크게 세 가진데요. '이규진 업무수첩' '판사 블랙리스트 문건' '김앤장 독대 문건'입니다. 이규진 전 상임위원의 수첩엔 양 전 대법원장 지시나 보고내용이 기록돼 있는데요. 헌법재판소 내부정보를 빼내거나 각종 재판에 개입한 내용인데 대법원장을 의미하는 '大'자가 표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랙리스트 문건에는 특정 법관에 대해 어떤 불이익을 줄지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V'자로 표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리고 강제징용 소송은 양 전 대법원장이 일본 기업을 대리한 김앤장 소속 변호사와 독대하고 재판진행 과정을 논의한 문건을 확보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민주당은 법원이 법과 양심에 따라 엄정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법부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홍익표/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범죄 혐의만 40여 가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일반인이라면 이미 구속되고 남을 사안입니다. 양승태 대법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법원의 공정성을 결정짓는 바로미터이자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가 될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자리에 들어가서 더 전해드리고요. 한편 청와대 특감반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수사관이 오늘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그동안 제기한 의혹들을 재차 언급하면서 자신은 현 정권으로부터 탄압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태우/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 : 저는 친여권 실세들에 대한 감찰 첩보를 지속적으로 생산하였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고 급기야 제가 하지도 아니한 지인 사건을 조회했다는 이유로 표적감찰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관련한 추가 의혹도 내놨는데요. 특감반 데스크가 내근 직원에 대해 출장신청서를 허위로 작성해 약 1600만 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의 비위첩보는 묵인하는 등 제식구 감싸기 인사가 있었고 상관이었던 박형철 비서관에 대해선 이렇게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김태우/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 : 박형철 비서관은 특감반 출범 초기 조국 수석을 위하여 충성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하였습니다. 우리 공식 건배사는 '조국을 위하여' 그러면 '민정아 사랑해' 직원들에게 이런 내용을 공지했습니다. 박형철 비서관은 조국 수석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며 심지어 임종석 비서실장에 대한 비리 정보도 가져오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박형철 비서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횡령 주장에 대해서도 특감반 데스크도 정보활동 및 특감반원 감독업무를 하기 때문에 활동비를 지원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양승태 '운명의 날' 23일…검사 출신 판사가 구속심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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