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가 맞서면 누가 이길까요. 한번쯤 상상할 법한 대결인데 실제로 두 선수가 적으로 만났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세리나는 "워밍업만 하다가 끝났다"고 했고, 페더러는 "세리나의 서브를 받을 때 떨렸다"고 했습니다.
백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 세리나·티아포:페더러·벤치치 / 호프먼컵 혼합복식 >
세리나 윌리엄스는 로저 페더러의 공을 받을 때면 라켓을 더 세게 휘둘렀습니다.
코트 구석으로 몰아세워도 페더러는 기어코 공을 받아냅니다.
세리나는 너무 의욕을 부리다 어이없는 실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긴 랠리가 이어지면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쏟아졌습니다.
그렇다고 서로 봐주는 것은 없습니다.
파트너 티아포가 페더러의 공에 맞자 웃으며 눈을 흘기는 세리나.
곧바로 반대 상황이 나왔습니다.
티아포의 샷에 페더러도 머리를 얻어맞았습니다.
[세리나 윌리엄스 : 해피 뉴 이어!]
테니스 메이저대회만 20번 우승한 페더러.
메이저대회에서 23번 정상에 선 세리나.
자선경기에서 같이 복식조를 이루기도 하고, 시상대에서는 남녀 챔피언으로 여러번 만났지만 둘이 네트 너머 적으로 맞선 것은 처음입니다.
누가 이길까 궁금했던 세기의 대결 승자는 페더러였습니다.
그러나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들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인터뷰에서는 웃음이 넘쳤습니다.
[세리나 윌리엄스 : 워밍업만 하다 끝난 거 같아 슬픕니다]
46분만에 끝난 대결이 아쉽다고 한 세리나를 페더러가 위로했습니다.
[로저 페더러 : 세리나 서브를 받을 때 긴장했습니다. 서브를 읽을 수가 없었어요.]
[세리나 윌리엄스 : 나도 페더러 서브는 못 읽어요!]
세리나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경기였다"고 말했고, 페더러는 소셜미디어에 세리나와 같이 찍은 사진을 올렸습니다.
(영상디자인 : 오은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