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1일) 새벽 서울 홍익대학교 부근에서 상가 13곳을 태운 큰 불이 났습니다. 영하 8도까지 기온이 떨어진 새해 첫날, 소방대원들은 '뜨거운 화염'에 맞서 싸웠습니다.
백민경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자]
펑 소리와 함께 난 불이 양 옆의 가게로 순식간에 옮겨 붙습니다.
어두운 새벽, 번쩍하는 불빛에 사람들이 모여 듭니다.
[정지원·황이량/식당 손님 : 요리하는 화로에 불씨가 작았는데 갑자기 확 퍼지면서. 가스 터지는 듯이 펑펑 몇 번 하더니. 스파크 같은 게 튀었어요.]
젖은 나무가 타는 매캐한 냄새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연기가 심해 진입조차 할 수 없습니다.
기온은 영하 8도, 불을 끄던 물이 흘러 내리자 그대로 얼어붙습니다.
119소방대원들이 필사적으로 불길과 싸웁니다.
[멀리 가세요, 멀리.]
4시간이나 이어진 사투 끝에, 불길은 상가 13채를 태우고 나서야 잡혔습니다.
다행히도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119소방대원들의 새해 첫 근무를 따라 가봤습니다.
온 나라가 새 해 첫 날을 맞이하는 카운트다운에 들떠 있지만 대원들은 동요하지 않습니다.
[1월 1일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곧 구급, 화재 출동이 쏟아지는 야간근무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 12:30 >
[시작됐네요. 여학생이 술에 취해 쓰러져 있다고…]
< 02:00 >
아픈 임신부, 팔이 빠진 20대 남성을 병원으로 옮기고
[지속적 출혈이 있는거 아니면은…]
[아, 네, (어깨) 수술했습니다.]
< 03:00 >
대원들과 드잡이를 하는 취객도 상대합니다.
[(누구신데요, 일행이세요?) 그냥 알아서 갈테니까 놔 봐.]
< 04:00 >
호객하는 택시와 비틀거리는 취객 사이로 가까스레 응급환자를 옮깁니다.
이날 오전 9시까지 서울에서만 모두 8건의 화재, 29건의 구조, 426건의 구급 출동이 떨어졌습니다.
< 07:00 >
그렇게 밤이 숨가쁘게 지나갔지만 아직 끝은 아닙니다.
대원들은 어느새 다음 출동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충현·신하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