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여름에 불자동차라는 별명을 얻었던 BMW차량의 화재원인은 결국 설계 잘못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4달여동안 그 원인을 조사해 온 민관합동조사단이 오늘(24일) 이런 결과를 내놨습니다. 용량이 작은 부품을 달다보니까 무리하게 작동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열을 식혀야 할 냉각수까지 끓어오르면서 불이 났다는 것이지요. 무엇보다도 조사단은 BMW측이 이런 문제를 알고도 즉각 리콜에 들어가는 대신 결함을 숨기거나 축소하려 한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검찰이 나설 상황이 됐습니다.
정재우 기자입니다.
[기자]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EGR의 설계 결함입니다.
[박심수/민관합동조사단장 : 화재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 EGR 쿨러의 균열은 제작사의 설계 용량 부족에 기인합니다.]
EGR은 배기가스를 다시 엔진으로 들여보내 오염물질을 줄여주는 장치입니다.
이 과정에서 EGR에 달린 냉각장치, 쿨러가 배기가스의 온도를 낮춥니다.
화재가 난 BMW는 이 쿨러가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이 적거나 무리하게 작동되도록 설계됐다는 것이 민관합동조사단의 판단입니다.
이 때문에 냉각수가 끓는 현상이 나타났고, 쿨러에 금이 갔다는 설명입니다.
이 틈새로 새어나온 냉각수는 배기가스가 들어오는 통로, 흡기 다기관에 들러붙습니다.
이렇게 쌓인 침전물이 고온의 가스와 만나면 불꽃이 튀면서 화재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BMW 측은 앞서 EGR 바이패스 밸브가 잘 닫히지 않은 것이 문제라면서 리콜을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조사단은 화재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오히려 다른 밸브에 결함이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경고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등 소프트웨어에도 일부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BMW 측이 밝힌 원인과 조사결과가 다르게 나오면서 정부는 추가 리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BMW가 교체한 EGR 모듈뿐 아니라 흡기다기관 등 다른 부품도 손을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설계 결함이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단순 부품 교체만으로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황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