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를 이용해 비서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안희정(54) 전 충남도지사가 21일 항소심에서 처음 법정에 출석한다.
서울고법 형사12부(홍동기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312호 중법정에서 안 전 지사의 강제추행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한다.
앞서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지 않은 안 지사는 이날 항소심 단계에서는 처음 법정에 나온다. 정식 공판에서는 피고인이 의무적으로 출석해야 한다.
이날 안 전 지사의 공판에서는 피해자인 옛 수행비서 김지은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다만, 모든 공판이 공개됐던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는 2차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검찰 측의 요청에 따라 김씨의 증인신문을 포함한 대부분 심리가 비공개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안 전 지사의 주거지와 직업 등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검찰의 공소요지와 이에 대한 변호인의 의견을 낭독하는 모두진술 등 절차까지만 공개되고 이후로는 비공개로 전환된다.
이날 공판을 시작으로 재판부는 총 네 차례 공판을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 1월 4일 검찰과 변호인 측 증인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고, 같은 달 9일에는 변호인 측 증인 신문과 안 전 지사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는 일정이다. 이 과정은 모두 비공개로 이뤄진다.
9일 공판에서 검찰의 구형과 피고인 측의 최종 변론을 듣는 결심 절차까지 마치고 2월 1일 선고하겠다는 것이 재판부 방침이다.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이던 김지은 씨를 상대로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5일까지 10차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과 강제추행 등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에게 '위력'이라 할 만한 지위와 권세는 있었으나 이를 실제로 행사해 김씨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항소한 검찰은 "증거 판단 등 심리가 미진했다"며 5명의 증인과 안 전 지사에 대한 피고인신문을 요청했고, 안 전 지사 측은 "검찰이 일부 문구만 들어 부적절하게 반박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항소심에서도 비공개 법정에서 양측이 팽팽한 법리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바로 옆 311호 중법정에서는 '드루킹'의 댓글 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공판이 진행된다.
과거 같은 정치세력의 '동지'이던 두 사람이 피고인 신분으로 나란히 법정에 서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