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8세기 실학자 이중환은 현지답사를 기초로 한 인문 지리서를 펴냈습니다.
택리지.
이 책의 다른 이름은 '사대부가거처'였다고 하니까, 택리지란 '사대부가 거처할 만한 곳'을 택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책입니다.
"당신이 현재의 직업이나 주거지가 열악하여 더는 삶을 이어가기 힘들 때 어디로 터전을 옮겨 살면 좋겠는가"
이중환은 실학자답게 교통의 요충지, 물류가 접하는 장소 등 경제적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장소가 최적의 주거지라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 치면 부동산 투자 교본이라 해야 할까…
책은 조선시대는 물론 이후까지 날개 돋친 듯 널리 읽혔다 합니다.
그러나…정작 이중환은 조선 땅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라는 말을 남깁니다.
왜였을까…
그 답은 그가 살았던 시대에도 그리고 지금의 시대에도 동일합니다.
어린이의 장래희망이 건물주라는 웃지 못할 농담마저 유행하는 지금의 세상.
몇 채의 집은 기본이요, 아이들의 이름으로도 드넓은 땅이 돌아가 있는, 그러면서도 적어도 그들에겐 몇 푼에 지나지 않을 세금을 폭탄이라 칭하는 세상.
서울이 아닌 또 다른 장소에 신도시를 건설한다는 정부의 대책은 그 멀어지는 꿈을 조금은 잡아당겨 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조선시대판 부동산 투자 교본의 저자, 이중환이 살았던 장소는 어디였을까…
"동쪽에서도, 서쪽에서도…살 수 없다…나는 살 만한 땅이 없음을 한스럽게 여겨 이를 기록했을 뿐이다."
정작 그는 생계가 어려워서 이곳저곳을 전전했다는 단편적인 행적만이 전해지고 결국 그는 조선 땅이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라고 말했던 것이죠.
"당신이 현재의 직업이나 주거지가 열악하여 더는 삶을 이어가기 힘들 때 어디로 터전을 옮겨 살면 좋겠는가"
18세기의 실학자는 그러나 결국 답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