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법농단 사태 핵심 인물인 박병대, 고영한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해서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영장실질심사가 열렸습니다. 영장이 발부될지 여부는 오늘(6일) 밤 늦게나 내일 새벽쯤에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법원을 연결하고 두 사람이 대기 중인 서울구치소 상황도 알아보겠습니다.
이가혁 기자가 지금 법원에 나가 있는데요. 우선 새로 확인된 내용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영장심사에서 박병대 전 대법관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로부터 총리직을 제안받았다 이런 내용이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검찰이 지난달 말에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한 내용입니다.
지난 2015년 4월에 이 전 비서실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이 만난 자리에서 이 전 실장이 이완구 당시 국무총리 후임으로 국무총리직을 박 전 대법관에게 제안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오늘 이 내용을 영장심사 법정에서 공개했습니다.
두 사람이 강제징용 소송 지연을 논의하기 위해서 만났고 이런 제안까지 오갔다는 겁니다.
검찰은 법원행정처와 청와대가 재판 개입을 서로 논의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서 이런 총리직 제안까지 오갈 정도로 아주 깊은 유착관계가 있었다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박 전 대법관 측은 여기에 대해서 혹시 뭐라고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
총리직을 제안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나 행정부로 가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서 그 제안을 거절했다, 이렇게 오늘 법정에서 밝혔습니다.
또 이 전 실장과의 만남 자체는 인정을 했지만 그 자리가 강제징용 소송을 지연시키는 그런 논의가 있었던 자리는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앵커]
오늘 영장심사는 꽤 오래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검찰이 수백 쪽의 프레젠테이션 자료까지 동원했다면서요?
[기자]
오늘 오전 10시 30분부터 각각 다른 법정에서 영장심사가 진행됐습니다.
두 전직 대법관들의 혐의가 워낙 많다 보니까 박 전 대법관의 경우에는 5시간 정도 그리고 고 전 대법관에 대해서는 3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특히 검찰은 구속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서 혐의를 정리한 프레젠테이션까지 준비를 했는데 박 전 대법관은 350쪽, 고 전 대법관은 250쪽 정도나 되는 슬라이드까지 검찰이 준비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두 전 대법관은 그야말로 법률전문가들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방어를 했다고 합니까?
[기자]
박병대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은 주된 혐의인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이 혐의에 대해서 행정처 심의관들은 직무상 권리라는 게 없기 때문에 방해를 할 권리가 없고 그래서 이 혐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렇게 주장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 특정 판사들에 대해서 부당하게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하라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실무진들이 과잉 충성한 것이다, 이렇게 반박했다고 전해집니다.
고영한 전 대법관의 경우에는 청와대를 상대로 한 어떤 재판 거래 혐의 자체가 없고 또 다른 피의자들에 비해서 범죄 사실 정도가 적고 또 혐의 수준도 매우 낮다, 이런 취지로 검찰의 구속 필요성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법원에서 이가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