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직접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혐의가 포착되면서 검찰의 소환 조사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전직 대법원장에 대한 검찰소환도 사상 초유입니다. 오늘(3일) 그런데 이미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은 또 있었습니다.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입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을 지연시킨 데 관여한 혐의 등입니다. 영장발부를 결정하는 곳은 물론 법원이어서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고, 특히 발부될 경우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 취재기자 연결하겠습니다.
이가혁 기자, 두 전 대법관 모두 검찰의 조사를 여러차례 받았는데 결국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사상 초유의 일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가 있는 것입니까?
[기자]
두 사람은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박병대 전 대법관은 법원행정처장을 지낼 때 강제 징용 피해자들이 낸 손해 배상 소송을 지연시키는 데 관여한 혐의, 또 사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판사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고영한 전 대법관도 행정처장으로 일하면서 이른바 '부산 법조 비리' 사건과 '정운호 게이트' 관련 재판 등에 개입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들은 여러 차례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는데 대부분 "실무진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는 식으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앞으로 사나흘 안이면 법원이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텐데 오늘(3일) 영장 청구는 비단 두 사람뿐 아니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정조준한 것이라는 관측도 많죠?
[기자]
그렇습니다. 박병대 전 대법관의 영장청구서는 158쪽, 고영한 전 대법관은 108쪽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적힌 많은 범죄 사실 중 대부분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공범으로 적혀있습니다.
검찰은 겉으로는 "양 전 대법원장 소환 시점을 특정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사를 하면 할수록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직접 조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동안의 검찰 입장에서는 법원이 예를 들면 압수수색 영장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잘 발부하지 않음으로서 뭐랄까요. 수사를 가로막는다 이런 불만이 있어왔는데, 이번 영장 발부 여부는 그래서 더욱 관심이 갈 수밖에 없고 법원으로서는 전임 대법원장으로 수사가 직행하는 그런 길목이 되기 때문에 더 부담스럽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는 않습니까?
[기자]
말을 상당히 아끼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오늘 오전에 영장 청구 소식이 들리면서, 사상 초유의 전직 대법관 2명에 동시에 영장 청구를 한 것에 대해서 우려를 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영장이 만약에 발부가 될 경우 이건 아직 법원이 판단을 해야 될 부분이지만, 발부가 될 경우에는 그만큼 혐의가 상당히 소명이 됐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에 공범관계가 상당히 짙은 양 전 대법원장의 수사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만일 양 전 대법원장을 소환하게 되면 어떤 내용을 조사하게 됩니까? 그러니까 앞서 보도한 김앤장과의 접촉 관계 이거 말고도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됐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검찰은 지난 6월부터 5개월 넘게 이어져 온 사법농단 수사 정점에 양 전 대법원장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까지 추려진 주요 의혹들에 대해서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지시를 하고 또 보고를 받았는지 이런 걸 직접 불러서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 건데요.
앞서 JTBC가 보도한 특정 성향의 판사들을 물의를 일으킨 판사로 분류를 하고 직접 양 전 대법원장이 체크를 하면서 어떤 인사 불이익을 줄 것인지를 결정했다는 의혹이 담긴 문건부터 강제징용 재판 지연 또 공보관실 운영비 비자금 전용 등 이런 상당수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되고 검찰이 밝힌 의혹들 대부분에 대해서 양 전 대법원장에게도 직접 확인이 필요한 주 혐의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이가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