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이 이처럼 강하게 반격하고 나선 것은 분식회계 혐의가 확정되면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물산 합병의 정당성 논란이 이는 것은 물론이고 지배구조 유지를 위한 자금 마련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이번 증선위의 분식회계 판정은 삼성에게는 뼈아픈 것이었겠지요.
이태경 기자가 분석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을 키우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제일모직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면서 이 부회장이 대주주인 제일모직의 주식가치는 삼성물산보다 3배 큰 것으로 산정됐습니다.
덕분에 삼성물산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던 이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의 최대주주가 된 것은 물론, 그룹의 중심인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삼성측의 강경 대응은 분식회계 판정이 이 승계과정의 정당성을 흔드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장 이 부회장의 3심 재판이나 삼성물산 합병 무효 소송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더 현실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현재 국회에서 추진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대거 팔아야 합니다.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것을 막으려면 삼성물산이 이 지분을 다시 사들여야 합니다.
막대한 자금을 마련할 방법은 삼성바이오 주식을 파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이 금융권의 분석입니다.
분식회계가 확정돼 삼성바이오의 기업가치가 떨어질 경우 승계자금 마련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