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0명 넘는 간호사들이 5평도 안되는 사무실을 돌아가면서 쓴다면, 업무는 물론 환자를 돌보는 데에도 지장을 주겠지요. 서울대 병원 노조가 이렇게 열악한 환경을 바꿔 달라면서 벌써 일주일째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조보경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대병원 정맥 주사팀의 교대 시간입니다.
서서 업무를 보는 간호사들이 보입니다.
그 와중에 일렬로 앉아 대기하는 간호사들도 있습니다.
일부는 들어갈 곳이 없어 복도 바닥에 앉아 있기도 합니다.
간호사 44명이 3교대로 근무하는 이곳은 약 15㎡, 4.7평입니다.
[A씨/간호사 : 너무 힘들게 일하다 보면 잠깐 와서 커피라도 마셔야 하는데 그것조차 하기가 어려우니까. 쉬어야 하는데 앉을 자리조차 없다는 거.]
노조 측은 사무실을 옮겨 달라고 요구했지만, 병원 측이 들어주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간호사들이 이용하는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옷장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탈의실 통로입니다.
사람 1명만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낡은 기숙사는 곳곳에 페인트 칠이 벗겨져 있습니다.
식사를 하는 휴게실 역시 냉장고 문을 열기 힘들 정도로 비좁습니다.
[B씨/간호사 : 굉장히 자괴감이 들어요. 병원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이 정도밖에 대우를 못 받고 있나. 과연 내가 이 병원에 필요한 존재인가.]
병원 노조는 이처럼 열악한 근무 환경을 바꾸고, 인력도 늘려 달라며 지난주 화요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병원 측은 노조와 교섭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내년 초 새 건물이 입주가 시작되면 넓은 사무실로 근무 공간을 옮길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