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예전 우리 농촌에서는 소의 '코뚜레'를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동물이 겪는 고통이나 존엄을 이야기할 때 많이 거론되는 사례입니다. 스위스에서는 소의 존엄성과 행복을 위해서 뿔을 제거하지 말자는 법안이 국민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습니다. 사람들에게 동물의 고통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입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스위스의 한 축사입니다.
한 농부가 뜨겁게 달뤄진 기구로 송아지의 뿔을 제거합니다.
스위스에서 사육되는 소 대부분은 이런 방식으로 뿔이 제거됩니다.
[스테판 길겐/농부 : 뿔이 달린 소는 사람이나 다른 소들에게 상처를 입힐 위험성이 훨씬 큽니다.]
최근 한 농부가 국민투표의 기준이 되는 10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소의 뿔을 제거하지 않는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하자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아르맹 카폴/농부·법안 발의자 : 우리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해주는 동물의 존엄성을 존중하자는 겁니다.]
뿔을 그대로 둬야 소의 소화기능에 도움이 되는 등 건강을 지키는 측면도 있다고 했습니다.
소의 뿔 제거를 두고 찬반 의견은 팽팽하게 갈렸고, 결국 국민 투표를 실시한 결과 반대 54.7%로 부결됐습니다.
연방 정부는 국민투표에 앞서 340억 원의 예산이 추가로 들 것이라며 반대 입장이었습니다.
스위스 공영방송 RTS는 "소의 뿔을 지켜주려는 농부의 노력은 실패가 아니었다"며 "사람들에게 동물의 고통에 대해 경고했고, 소의 중요함을 각인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