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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남북예산 등 줄줄이 소소위행…깜깜이 심사 우려

입력 2018-11-26 20:30 수정 2018-11-26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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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마쳐야 할 기한이 엿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여야는 주말도 반납해 가면서 예산 소위 심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죠. 특히 여야 이견이 큰 항목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소소위로 넘겨서 일명 깜깜이 심사를 되풀이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예산안과 선거제 개편을 연계하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법정기한 내 처리를 위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26일) 최 반장 발제에서는 국회 상황을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여야가 가까스로 정수구성에 합의한 예결위 예산소위는 22일부터 본격적인 심사에 돌입했습니다. 늑장심사에 돌입한 만큼 위원들은 "24시간 밤새 하겠다", "고시공부하듯 하겠다"라면서 주말인 어제도 심사를 이어갔습니다. 예산소위는 상임위에서 넘어온 예산을 깎고, 늘리는 그야말로 막강한 권한을 가지는 만큼 각 당에서는 마치 국가 대표를 선발하듯 대표 선수들을 소위에 내보냅니다.

주요 위원들을 한번 보면요. 민주당 박홍근, 조응천 의원, 소위 여당 내 전투력이 강한 분들이죠. 또 4선의 조정식 의원도 무게감을 자랑합니다. 한국당을 보면요. 이은재, 장제원, 이장우 의원. 전투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라인업을 선보였습니다.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도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이 되죠. 예상대로 시작부터 신경전이 팽팽했습니다.

[장제원/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22일) : (예산소위가) 빨리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저의 대승적 양보 때문인 것 아시죠?]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2일) : 소위에서도 계속 쭉 그런 하해와 같은 마음을 써주시면…(끝까지 봐야지 뭐.)]

[장제원/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22일) : 홍영표 (원내)대표님의 입장을 생각해서…]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22일) : 내가 이 자유한국당의 전략 전술을 따라갈 수가 없어. (맨날 끌려다니니까.) 안상수 위원장님의 지도력 하에 끝내셔가지고…]

[장제원/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22일) : 운영위원장님. 소위원회 좀 넓혀주세요. 민주당이 정원을 늘리자고 했으니까.]

그래도 여기까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이렇게 인사말이 끝나고 난 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이 됐는데요. 그러면 취재는 어떻게 하느냐? 이른바 '풀 기자' 1명이 들어가 취재를 한 다음 다른 언론사들에 알려주면 기사를 쓰는 방식인데요. 지난 23일 오후에 있었던 일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발언권을 얻지않고 야당 의원들의 발언을 문제삼자 한국당 송언석 의원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을 합니다. 장제원 의원이 거들고 또 여당의원들이 반박하면서 말싸움으로 번졌는데요. 급기야 책상을 내리치고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면서 분위기가 험해졌습니다.

그러다가 "합의 내용을 확인한 것이다"라는 박홍근 의원의 말에 장제원 의원 "위원장 말이 법이냐"라고 반박을 했고요. 이때 조응천 의원이 "하참! 위원장 말이 법이라고?"라고 반박을 한 것입니다. 그러자 장제원 의원이 다시 "네가 뭔데"라고 이렇게 되받아쳤고요. 이 말을 듣고 화가 난 조응천 의원이 "니가? 너 몇 년생이야?"라면서 사과를 요구하면서 결국 고성이 오간 것입니다. 사실 뭐 안 중요할 수도 있지만 선수로는 장제원 의원이 재선으로 선배지만 나이는 조응천 의원이 5살이 더 많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4일) : (사과를 요구하셨는데 사과는 좀 받으셨어요?) 아니요. 못하겠대요. 나한테 처음에는 계속 제가 잘못한 게 있기 때문에 못하겠다고 그러다가 나중엔 나한테 한 말이 아니라고 그러더라고. (사과를 받을 때까지 꾸준히 요구하시겠다는데 앞으로 좀 어떻게…) 아니 뭐 언젠가는 사과하겠죠.]

그런데 말이죠. 분명 올해 처음 시작된 예결위 예산소위 회의장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왜 이렇게 익숙한 장면이지? 하시는 다정회 가족분들 있을 것입니다. 데자뷰인가?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사실 그럴법도 한 것이 예결위 소위원 상당수가 법사위원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지난달 12일)

하세요~

제가 합니다

하세요~

가만히 계세요

하세요~

아니 거참! 장제원 의원!
장제원 의원! 제지 좀 해주세요!

하세요~

제지 좀 해주세요!

무슨 제지를 해요~

제가 발언권 얻었습니다 가만히 좀 들어보세요

듣기 싫어요!

그럼 나가세요~ 듣기 싫으면 나가세요~

+++

예산소위는 비공개라 이같은 장면을 촬영할 수 없다는 점 말씀드리고요. 예산소위 닷새째 회의로 접어든 오늘도 전날 벌어진 공방으로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늦게 심사가 시작됐습니다. 오늘은 농해수위, 환노위, 교육위 등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인데요. 특히 고용노동부의 일자리 예산을 둘러싼 여야간 충돌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물론 여야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면 쉽게 합의할 수도 있고, 또 아니면 이렇게 여야간 눈치게임이 벌어질 수도 있는데요. 과거 풀기자로 소위에 들어가봤던 저희 취재기자 얘기 한번 들어보시죠.

[류정화/기자 (JTBC '뉴스룸' / 2014년 11월 20일) : 시간이 늦어지니까 의원들이 서로서로 '시간도 없는데 빨리하자'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회의를 진행을 했고요. 모 야당 의원이 아주 꼼꼼하게 질문을 꼬박꼬박 하니까 이 의원이 잠깐 자리를 비우니까 위원장이 '이 의원이 나간 사이에 우리 빨리 처리를 하자'고 하면서 질의를 하는 의원들에게 빨리빨리 질문해라 이렇게 채근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손석희/앵커 (JTBC '뉴스룸' / 2014년 11월 20일) : 들으면 들을수록 기가 막힌 얘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무튼 이 소위에서 여야 합의가 되지 않으면요. 심의를 보류를 합니다. 그리고 여야 예결위 간사와 기재부 차관이 참석하는 소소위에 넘깁니다. 현재로서는 남북협력기금, 또 정부특활비 등을 사실상 소소위로 넘기기로 했습니다.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이 일주일도 남지않은 만큼 이르면 28일부터는 소소위를 가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가 법정시한을 지키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원내지도부의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문희상 국회의장이 오늘 여야 원내대표단을 불러 점심을 먹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예산은 꼭 헌법이 정한 시일 내에 통과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남북예산 등 줄줄이 소소위행…깜깜이 졸속심사 우려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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