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달 초 동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민간어선이 북한에 나포됐다가 풀려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무장한 북한 군인들이 배를 북한 수역으로 데리고 갔는데, 어선은 2시간 만에 풀려났습니다. 달라진 남북관계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조승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일 오후 5시 45분 우리 어선 S호는 동해 북방 조업자제해역에서 나포됐습니다.
남과 북이 서로 자신의 배타적경제수역이라고 주장하지만 양측 어선 모두 조업을 할 수는 있는 곳입니다.
고무보트로 접근한 북한 군인 7명은 어선에 올라 조업 중이던 선원 10명을 배 안 식당에 가뒀습니다.
그리고는 선장에게 배를 몰게 해 북한 수역쪽으로 13km 정도 이동했습니다.
조업자제해역에 북한 경비정이 나타난 것도, 우리 어선이 나포된 것도 모두 정전협정 이후 처음입니다.
과거 북한이 우리 어선을 나포하면 송환까지 시간을 끄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달랐습니다.
북한 수역에 배가 도달하자 상급자가 올라타더니 "남북관계가 화해 분위기이고 통일이 될 테니 돌아가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곧바로 북한군은 배에서 내렸고 나포 2시간 15분 만인 오후 8시쯤 어선은 풀려났습니다.
한편, 나포됐던 선장이 엿새 뒤 해경에 신고하기 전까지 우리 정부는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이 일로 청와대에서는 2차례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부는 오늘(23일) 오전 북측에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충현·송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