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공지능, AI 심판이 운동선수들을 채점하는 시대. 체조에서는 내년부터 AI를 심판으로 내세우기로 했습니다. 사람의 채점 기준이 때로는 오락가락해서 보다 분명한 판정을 내리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체조계에서는 찬반이 엇갈립니다.
온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공중에 뛰어 올라 몸을 비틀어 만들어내는 화려한 연기, 그리고 동작 하나하나가 완벽한지 유심히 바라보는 심판.
100년이 넘는 기계체조의 역사는 이런 사람들이 채워왔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하나의 눈이 더 추가될 전망입니다.
국제체조연맹은 인공지능, 즉 AI 심판을 내년 체조월드컵에서 시범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레이저 센서를 단 로봇이 선수의 동작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하고, 도약 높이를 비롯한 점수 요소들을 수치로 만들어 직접 채점한다는 것입니다.
축구와 야구, 배구, 테니스의 비디오 판독은 심판이 판정한 뒤 오심을 바로 잡기 위한 보조 도구로 활용되지만, 체조의 AI 심판은 실제 점수를 준다는 면에서 차원이 다릅니다.
특히 기계체조는 기술의 난이도 뿐 아니라 연기 내용의 창의성도 평가 대상인데, AI가 선수들이 풀어내는 동작의 아름다움까지 판정할 수 있는가를 두고는 논란도 따라붙습니다.
오심이 줄고 공정한 채점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독특한 동작들 속에 담긴 인간의 상상력을 기계가 어떻게 평가할 지 의문도 생깁니다.
동작 하나하나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체조.
AI의 출현은 사람들이 '몸의 예술' 체조를 즐기는 법도 바꿀 지 모릅니다.
(영상제공 : 후지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