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천 중학생 집단 폭행 사건의 가해 학생이 구속될 당시 입고 있던 점퍼가 숨진 학생으로부터 빼앗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숨진 학생의 러시아 국적 어머니가 "저 패딩도 내 아들 것"이라며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습니다. 이 어머니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왜 반팔 차림이었는지 의아했는데, 괴롭힘 당하는 것을 눈치채고도 홀로 아이를 키우느라 지켜주지 못했다며 자책했습니다.
이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프로게이머를 꿈꾸던 아이는 올해 들어 부쩍 말이 없어졌습니다.
'엄마는 왜 외국사람이냐'고 물었습니다.
옷과 휴대폰도 자주 잃어버렸습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 (아이가 친구 집에 자기 옷을) 놓고 왔어요. '그럼 가서 가져와' 이러면 안 가져오고…]
가해자로 지목된 4명 중 A 군은 집에 자주 놀러오던 아들의 초등학교 동창이었습니다.
덩치 큰 친구가 키 작은 아들과 어울리는 것이 든든했지만 최근에는 이상한 정황이 많았습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 (가해 학생이 집에 왔을 때) 피자, 치킨 시켜줬어요. 알고 보니까 우리 아이는 한 조각도 안 먹었더라고요.]
그러다 지난 13일 새벽, 아이는 A 군 등 4명에게 공원에서 폭행당했습니다.
그날 오후에도 아파트 옥상에서 1시간 넘게 맞았고 결국 옥상에서 떨어져 숨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엄마는 사고 당일 왜 아이가 반팔 차림이었는지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TV로 본 가해자가 아들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 장례식장에서 뉴스 보니까 '어, 우리 아들 옷이네' 생각해보니까 빼앗겼나 봐요.]
엄마는 울었고 마음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아이가 괴롭힘당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도 곁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이 크다고 했습니다.
타국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려면 늘 일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 (제가) 일하니까 (아들이 걱정돼서) 계속 전화했었어요. 손잡아줬어야 했는데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했어요.]
이런 사실들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가해학생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