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의 원고 측, 즉 피해자들의 변호사들이 오늘(12일) 신일철주금 본사를 방문했다가 사실상 문전박대를 당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들의 손에는 원고 중에서 이미 고인이 된 3명의 영정사진이 들려있었습니다. 원고 측 소송대리인은 신일철주금이 배상협의에 응할 의사가 없다고 보고 곧바로 자산 압류 등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습니다. 도쿄 연결하겠습니다.
윤설영 특파원, 변호인들은 피해자 배상 문제를 논의하러 간 것인데 논의조차 할 수 없다, 신일철주금 측이 처음부터 만남을 거부했다는 얘기지요?
[기자]
원고 측 변호사와 한일시민단체 회원들은 오늘 오전 10시 신일철주금 본사를 방문했습니다.
신일철주금 측은 본사 직원 대신에 건물 경비회사 직원을 통해서 입장을 전달했는데요.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상당히 유감스럽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변호인단은 결국 직원들을 만나지 못하고 2층 접수 창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는데요.
변호인단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임재성/변호사 (원고 측 소송대리인) : 우리가 가지고 온 요구서라도 받아 가라, 책임 있는 사람 한 명이라도 요구서를 받아 가라고 요청드렸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들었던 말은 놓고 가라였습니다.]
[앵커]
어찌 보면 어찌 봐도 상당히 모욕적인 그런 태도인데 결국 우리 사법부의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는 뜻으로 보여집니다. 자산 압류 절차로 들어가겠다고 변호인 측이 밝혔는데 취재결과 현재 포스코에 있는 신일철주금의 자산 규모가 289억 원이라면서요?
[기자]
변호인단의 말을 먼저 다시 들어보겠습니다.
[김세은/변호사 (원고 측 소송대리인) : 대화가 잘되면 포괄적인 협상까지도 나아가 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렇지 않다면 사법적인 절차를 통해서 문제를 다룰 수밖에 (없습니다.)]
변호인단은 신일철주금의 전신인 신일본제철이 2008년 포스코와 함께 합작회사로 만든 PNR이라는 회사에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압류절차를 곧바로 개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PNR 자산 962억 원 가운데 신일철주금이 갖고 있는 30%, 즉 약 289억 원이 우선 압류 대상이 됩니다.
[앵커]
압류절차를 개시하면 곧바로 배상이 가능한 것입니까? 어떻습니까?
[기자]
법조계에서는 신일철주금이 갖고 있는 다른 자산들과는 달리 PNR 지분은 법적으로 압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에 압류 신청을 하더라도 신일철주금 측에서 이의신청을 할 수가 있고 따라서 실제로 자산을 현금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변호인단은 원고가 고령인 만큼 협의의 여지도 남겨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신일철주금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신일본제철 여기는 지금 과거에 배상금을 지불한 사례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번에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 같군요. 아베 정권의 압력이 작용하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겠죠?
[기자]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오늘 기자회견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소송 기업들과 긴밀한 연대를 하고 있다, 이렇게 밝혔는데요.
사실상 정부가 기업들에게 개별 배상에 응하지 말라고 하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보여지는 그런 대목입니다.
설사 개별 기업이 배상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쉽게 응하기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앵커]
도쿄에서 윤설영 특파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