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여당] 예결위 예산소위 구성 진통…정기국회 합의 난항

입력 2018-11-12 18:57 수정 2018-11-12 19:0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국회 예결위가 오늘(12일) 정책질의를 끝으로 오는 15일부터 소위원회 심사에 돌입합니다. 예산을 늘리고 삭감하는 절차라서 매년 여야간 신경전이 치열한데요. 이번에는 소위 정수를 두고 여야 입장차가 커서 아직까지 구성도 마무리하지 못했습니다. 또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의 소위 출석을 요구하고 있는 자유한국당과 전례가 없다는 정부 여당의 입장도 맞서고 있습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 소식을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오랜만에 준비해본 다정회 서당입니다. '주경야독'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공부한다는 뜻으로 바쁜 틈을 타 어렵게 공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죠. 용례를 한 번 들어보면요. "김동연 부총리는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은행에 다니면서 행정고시와 입법고시를 동시에 합격해 주경야독 신화를 썼다."

오늘 제가 새롭게 준비한 한자어는 '주타야걸'입니다. 낮에는 때리고 밤에는 빈다라는 의미인데요. 바로 예산안 심사가 진행 중인 국회의 모습입니다. 낮에는 정부 정책을 질타하다가 언론의 주목이 떨어지는 밤이 되면 지역구 민원을 꺼낸다는 것인데요. 지난 7일 자정을 넘겨 11시간 30분 동안 질의가 이어진 날입니다. 한국당 내 대표선수를 자처해 어느 누구보다도 정부 공격에 앞장서 온 이은재 의원의 오전과 낮, 그리고 밤으로 이어지는 질의 한 번 들어보시죠.

[이은재/자유한국당 의원 / 서울 강남병 (지난 7일) : 국무총리의 빈정거리는 태도 굉장히 문제가 많았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세간에서 회자되는 '뇌물주도성장'이라는 말 들어 보셨습니까?

[이은재/자유한국당 의원 / 서울 강남병 (지난 7일) : 부총리께서는 올해 안에 이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 사업'이 원활히 추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를 바라는데 조금 서둘러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GBC, 글로벌비즈니스센터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추진 중인 사업인데요. 바로 이 의원의 지역구입니다. 뿐만아니라 낮 시간에는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 정부 정책 기조를 강하게 비판하던 야당 의원들의 질문은 늦은 밤이나 또 새벽이 되면 이렇게 바뀝니다.

[송언석/자유한국당 의원 / 경북 김천 (지난 7일) : 부총리님, 김천-문경 구간 철도에 대해서는 혹시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실 용의가 없으신가요?]

[함진규/자유한국당 의원 / 경기 시흥갑 (지난 7일) : 제가 1억 넣어 놓은 것 작년에 말고 올해 신규로 택지지정을 했기 때문에 설계비 14억이 필요해요. 이것 좀 넣어 주실 수 있나요?]

정부 정책에 부정적인 야당 의원들만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지역구 현안이나 민원을 챙기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숙명과도 같죠. 여당 의원이나 정부에 우호적인 야당 의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 경기 수원을 (지난 7일) : 신분당선 내의 호매실 구간, 이것이 교통시설 분담금을 이렇게 받아 놓고도 전혀 착공되지 않은 유일한 지역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정부가 약속을 꼭 지켜야 될 것 같은데 국토부 장관님 어떻습니까?]

[조배숙/민주평화당 의원 / 전북 익산을 (지난 7일) : 이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은 새만금 개발의 아주 핵심 중의 핵심이고 그리고 전북도민의 숙원사업입니다. 공항 세워야 되겠지요, 부총리님?]

예결위는 오늘 비경제부처를 끝으로 정책질의를 마치고 오는 15일부터 소위원회 심사에 돌입을 합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예산안 전쟁이 시작되는 셈인데요. 구체적인 사업별 예산을 늘리고 또 깎는 작업이 이뤄지게 됩니다. 내년도 살림살이에 미칠 영향이 막강한 만큼 여야는 소위 구성에 아주 민감합니다.

19대 국회 때부터 예산소위는 정수 15명을 예결위 의석 비율에 맞춰 구성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비교섭단체 의석을 무시할 수 없게 됐죠.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총원을 16명으로 늘려서 민주당 7명, 한국당 6명, 바른미래당 2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배분을 하자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한국당은 아니, 의원정수가 늘어난 것도 아닌데 왜 늘려야 하나, 비교섭단체를 포함하려면 민주당이 1석을 내놓으라 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비교섭단체 몫이 사실상 여권 성향인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예산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의원들로서는 이 1석의 가치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쉽게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뿐만 아니라 여야 3당 예결위 간사들이 회동했지만 불발이 됐죠. 그리고 문희상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간 정례회동에서도 소위 정수 조정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경제사령탑 교체를 두고 한국당은 예산안 심사 중에 이럴 수 있냐라고 반발을 했고요. 민주당은 바꾸라 할 때는 언제고 바꾸니까 딴소리냐며 설전을 주고 받았습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전쟁에 장수를 목을 베 놓고 그 장수가 뭘 들고 싸우려고]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법적으로 다음 장관이 임명될 때까지는, 지금까지는 다 그렇게 해왔잖아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그 안에 장관 임명동의안을 (또 시작했다…) 빨리 처리하겠다, 이 얘기죠.]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전에 야당에서 하도 바꾸라고 해가지고요. 이미 김이 빠졌어요. (야당 말만 그렇게 들으면…)]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아니 두 사람 바꾸라고 그랬지만 순차적으로 장하성 실장부터 먼저 하고.]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바꾸라 그래서 바꾸면 문제고 또 뭐 순서가 틀렸다고 하고 어떡합니까.]

결국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것은 문희상 의장이었습니다. 여야 모두 잘한 것도, 잘못한 것도 없다며 질책과 격려를 내놨습니다. 양측을 지혜롭게 설득하기 위해 내놓은 솔로몬의 선택, 아니 '솔로문희상'의 선택입니다.

[문희상/국회의장 : 둘 다 일리가 있어. 그만. 더 이상 하지 말아. 다 맞는 소리야.]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의장님도 정치 오래 하셨는데 예산심의해달라고 예산 넘겨 놓고 주무부처 장관 이렇게 경질하는 경우 봤습니까? (못 봤어요.) 못 봤죠?]

[문희상/국회의장 : 오십보백보예요, 내가 보기에. 조금씩 양보할 수밖에는 없어요. 그리고 역지사지해야 돼. 특히 용모에 버금가게 아름다운 우리 김성태 의원이 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다만, 여야는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일명 '윤창호법'을 이번 정기국회 내에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하는 데에는 합의했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해보겠습니다. < 예결위 예산소위 구성 진통…여야, 정기국회 현안 합의 못해 > 입니다.

관련기사

국회 예결위, 밤시간대 지역구 예산 민원 '봇물' 국회 예결위 예산소위 구성 난항 거듭…오늘 중 협의 계속 국회 예산심사 정국 속 '수장 교체'…야당에선 '반발' 청와대, '경제 투톱' 동시 교체…후임에 홍남기·김수현 예결위, 예산심사 계속…일자리·남북협력사업 충돌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