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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최후 주거지' 고시원…참사 막으려면

입력 2018-11-1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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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7명의 안타까운 희생자를 낸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 사건. 사망자들의 장례식 어제(11일) 마무리됐습니다. 대부분 일용직 노동자들이었던 이들의 죽음마저도 쓸쓸했는데요. 사고 현장에 마련된 국화꽃과 추모의 글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위로하는 듯 했습니다.

[박미남/서울 하계동 : 자다가 돌아가신 분도 계실 거고 앞에서 불을 보면서도 도망가지 못하니까 나갈 수가 없어서 나가려고 해도 고시원이다 보니까 나갈 길이 안 보였던 거죠. 그러니까 그렇게 돌아가신 게 너무 어이없죠.]

[백승훈/서울 잠실동 : 사실 고시원이 여기뿐만 아니라 이런 고시원들이 많을 테고 또 어딘가에 많은 소외계층과 연고 없는 분들이 지내시고 계실 텐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조금 정책적인 차원에서 이분들에 대한 도움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다닥다닥 붙은 방, 좁은 탈출구, 스프링클러도 없는 화재에 취약한 고시원. 그러나 이들에게 다른 대안은 없었습니다. 화재에 무방비해도 추위와 더위에 시달려도 이들은 고시원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손경호 : 보일러 그런 것도 안 되고 그러는데 웃풍은 들어오고. (웃풍이?) 네. (어때요. 전기장판이나 전기난로 같은 거 없이는…) 힘들죠. 못 살죠.]

[고시원 주민 : (복도 좁진 않으세요?) 그렇죠 뭐. 고시원 다 그렇죠 뭐.]

[고시원 주민 : 나무로 돼 있다니까. 그러니까 불나면 확 타지. 거기도 그랬을 거야. (선생님 아까 그 완강기 혹시 쓰는 법 다 아세요?) 모르죠…]

이런 가운데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건물주가 건축법, 소방법등을 위반했는지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책임이 있다면 부르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국일고시원 건물은 한국백신 하창화 회장과 동생이 소유하고 있는데요. 한국백신은 최근 비소 검출로 논란이된 일본산 경피용 BCG 백신의 한국 수입사입니다. 정치권도 고시원 화재현장을 찾았는데요.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 9일) : 이런 데 쪽방, 이런 정말 열악한 곳에 우선 이런 스프링클러 같은 소방안전시설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그런 방안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될 것 같아. 보니까 건물도 낙후되고 노후되니까 이 건물주도 그런 시설을 하고 쪽방촌에 월세를 얼마나 많이 받겠습니까.]

[이정미/정의당 대표 (어제) :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이전의 건물들의 경우에는 지금 다 소방시설로부터, 안전점검 대책으로부터 방치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소급해서 소방시설들을 더 강화할 수 있는 방안들도 저희가 마련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 보셨지만, 고시원은 화재에 취약합니다. 빈곤사회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제시한 소방화재 통계현황에 따르면, 올해 화재 사망자 306명 중의 96명이 쪽방·여관·고시원 등 이른바 '비주택'에서 발생했습니다. 2008년 논현동 고시원 방화사건 이후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그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국일고시원 역시 그런 고시원 중 하나였고요.

빈곤한 이들의 최후의 거주지, 고시원. 그러나 규제가 강화될수록 임대료가 오르는 악순환 때문에 이들은 더 막다른 곳에 내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스프링클러 설치가 대안이 될 수 없다면서 공공임대주택을 포함한 사회 안전망 확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거주의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 비극, 더 이상 없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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