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6월, 72명의 목숨을 앗아간 영국 '그렌펠타워' 화재를 조롱하는 영상이 공개돼서 공분을 사고있습니다. 화재 피해자를 돕는 이들은 "상처받은 이들에 대한 역겨운 공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성탁 특파원입니다.
[기자]
한 주택 정원에 모인 사람들이 그렌펠 타워라고 적힌 종이 모형을 모닥불 위에 올려놓으며 연신 웃음을 터뜨립니다.
모형에 불이 붙자 기다렸다는 듯 "도와 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창밖으로 뛰어내리라"고 고함치기도 합니다.
[도와주세요. 창밖으로 뛰어내리세요.]
불이 번져가자 환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모형이 다 타버린 후 "임대료를 안 내면 이렇게 되는 거야"라고도 말합니다.
72명의 목숨을 앗아간 24층짜리 그렌펠 타워 화재를 조롱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오르자 영국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모이라 새뮤얼스/'그렌펠을 위한 정의' 운동가 : 72명이 숨진 화재로 장난을 치는 게 온당하다고 여기는 집단이 사회에 있다는 게 부끄럽습니다.]
인종 차별 정서가 퍼질 것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해당 주택을 수색하고 40~50대 남성 4명과 19살 남성 2명을 체포해 조사했습니다.
용의자들은 1986년 제정된 공공질서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위협적이거나 모욕적인 말과 게시물로 고통을 느끼게 하면 문제가 되는데, 인종이나 종교적 차별 행위는 최장 2년의 징역형에 처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