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뉴스타 넘버원'이라는 뜻으로 이름을 지었다는 배우 신성일 씨, 고인이 살았던 경북 영천의 선영에서 영면에 들었습니다. 부인 엄앵란 씨는 신성일 씨가 죽어가면서도 영화 이야기를 했다면서 울면서 보내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권근영 기자입니다.
[기자]
엄앵란이 신성일에게 마지막 말을 건넵니다.
[엄앵란/부인 : 이렇게 보니까 당신도 늙고, 나도 늙었네]
54년 전 영화 '맨발의 청춘'에서 만났던 두 사람이 정말 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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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맨발의 청춘'/1964년
"두수 씨, 가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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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울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엄앵란/부인 : 울면 망자가 걸음을 못 걷는대요, 마음이 아파서. 집에 가서 이따가 밤 12시에 불 끄고 이불 덮고 실컷 울려 해요.]
늘 별이 되고 싶었던 사나이.
이름도 '뉴스타 넘버원'을 한자로 풀어내 신성일이었습니다.
어쩌면 영화 속 대사로 하고 싶었던 말을 전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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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안개'/1967년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고, 가고 싶은 곳을 가게 되면 금방 나아버리지"
영화 '별들의 고향'/1974년
"지나간 것은 모두 꿈에 불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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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에 들뜬 젊은이부터 위기의 남자까지 영화 속에서 신성일은 늘 누군가의 연인이었습니다.
507번째 마지막 주연 영화는 5년 전 일흔 여섯에 찍었습니다.
암에 걸린 노인 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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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야관문'/2013년
"단 꿈 깨고 나면 참 허망하고 쓸쓸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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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맨발의 청춘'은 이렇게 꿈꾸던 '별들의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81년 길이의 장편 영화가 끝났습니다.
(영상디자인 : 오은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