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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국회, 470조 '슈퍼예산' 심사 시작…여야 공방 치열

입력 2018-11-0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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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일)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국회가 본격적인 예산안 심사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인 470조 원의 슈퍼 예산을 둘러싸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민주당은 경제 활성화와 남북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서 예산안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이고요. 한국당 등 보수 야당은 일자리 예산, 또 남북 교류 관련 예산 등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에서는 정치권 상황을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어제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 직후 여야 막론하고 모두 밝은 표정으로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지만, 연설 평가는 각양각색이었습니다. 먼저 어제 오늘 여야 교섭단체 각 당이 내놓은 연설 평가 한 번 보시죠.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들어보면 우리가 지금 지향해야 할 대한민국의 어떤 오늘과 미래, 이걸 다 담은 그런 예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떤 분야에 일자리라든지, 혁신성장이라든지, 또 소외계층에 대해서 예산 편성한 내용들을 설명했는데 저도 굉장히 많이 공감이 됐습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제조업의 침체, 고용의 어려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으로 상황 진단을 하면서도 그러나 함께 잘 살자는 노력과 정책 기조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연설은 진단 따로, 대책 따로. 뜬금없는 동문서답일 뿐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관영/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어제) : 대통령께서는 제대로 된 진단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수출과 경제성장이 정상적으로 가고 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잘못된 경제정책에 대한 반성이 먼저 있었어야 하지만 그 부분을 결여한 채 장밋빛 청사진만을 제시하게 되었고…]

정말 각 당의 입장 차이 들으신대로 꽤 큽니다. 시정연설 평가를 들어 본 이유, 그렇습니다. 이번 정부 예산안을 각 당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시정연설 평가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시정연설 끝난 이후에 국회 예산정책처 주최 예산안 토론회도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각 당 좀 더 구체적인 예산안 심사 방향 제시했습니다.

[조정식/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내년도 예산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담아낸 사실상의 첫 예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9년 예산에 담긴 사회 양극화 해소와 인구 절벽 극복, 남북 평화 정착 등의 노력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 국회에서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논의가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장제원/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세금주도형 예산을, 세금주도형 가짜 일자리 예산을 기업주도형 진짜 일자리 예산으로 바꾸겠다. 저희가 2019년도 예산을 리모델링하지 않겠습니다. 신축하겠습니다.]

[이혜훈/바른미래당 의원 (어제) : 일단 퍼주기 예산은 반드시 막겠습니다. 여당의, 정부의 퍼주기 예산도 문제지만 무조건 정부여당이 하는 일은 안 되겠다고 하는 발목 잡기 심사도 완전히 막아내겠습니다. 근절하겠습니다.]

방금 들으신 발언을 한 세 사람 모두 예결위 교섭단체 간사입니다. 예결위는 예산안 심사의 사실상 처음과 끝이나 다름없는 아주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예결위원 면면을 한 번 보실까요. 위원장 포함 모두 50명인데 안상수 위원장부터 민주당 박영선, 박용진, 박완주, 조응천, 제윤경 의원, 한국당 권성동, 박대출, 이은재, 정종섭 의원.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 또 정의당 김종대 의원까지. 진짜 각 당의 행정, 재정, 정책 전문가, 또는 목소리 큰 분들, 목소리 전문가까지 말 그대로 주포들이 다 모여 있습니다. 한 눈에 봐도 여야 예산안 전쟁,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각 당, 본격적인 심사를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는 모양새입니다. 민주당은 오늘 원내 지도부와 각 상임위원장, 간사들 모여서 예산안 심사 전략을 짜는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청와대와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참석해서 남북관계·경제정책 등을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저희 국감 끝내고 예산심사에 돌입하니까 내년도 정부의 주요한 역점 사업들에 대해서 특히 일자리라든지, 혁신성장 이런 쪽에 예산에 대해서 다시 한번 검토하고 여당으로서 좀 철저하게 준비하자, 이런 뜻이고…]

한국당은 최근 예산안 100대 문제 사업을 꼽고 책자로 만들어서 소속 의원들에게 돌린 바 있죠. 오늘은 예산안 심사에 임하는 한국당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들어가서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예산안 정국에서 여야 의원들에게 소속당 당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지역 여론'입니다. 우리 지역구 예산을 얼마나 가져왔는지가 의원의 능력과 직결되는 분위기 탓에 이른바 쪽지 예산, 지역홀대론, 예산안 심사 때마다 등장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지역홀대론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며칠전 호남선 KTX 노선의 직선화를 촉구하는 간담회가 국회에서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일부 호남 의원들에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무소속 이정현 의원까지 참석했습니다. 말 그대로 초당적인 참석이었습니다.

[김동철/바른미래당 의원 (지난달 31일) : 서울이 대한민국 중심입니다. 호남은 서울을 직선으로 오고 싶습니다. 또 서울에서도 호남을 방문할 때 직선으로 방문하고 싶을 겁니다. 그러니까 경유지에서 (지역 사람들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물론 지역 발전에 이해는 되지만 지금까지의 호남의 한에 대해서 아직도 그분들은 이해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비슷한 시각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한국당 대구·경북 의원들이 모여서 대구·경북 발전협의회를 열고 예산 확보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도 참석했습니다. 발전협의회 회장인 주호영 의원,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호영/자유한국당 의원 (음성대역) : 내년도 정부 예산은 무려 470조원에 이르는 슈퍼예산인데도 대구·경북 예산이 늘기는커녕 줄어, 문재인 정부가 대구·경북을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물론 꼭 필요한 지역 예산은 최대한 확보하고 필요한 지역 사업은 당연히 추진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매년 예산 시즌 앞두고 지역 의원들끼리 모여서 지역 현안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전체 국민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질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소식은 아니지만 오늘 잠깐 화제가 된 사진 한 장 보고 가시죠. 어제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던 바로 그 시간 한국당 함진규 의원의 모습입니다. 무엇인가를 열심히 적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메모하고 있나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까 한자 공부 중이었습니다. '놀라고 두려워 어리둥절하며 어찌할 바를 모른다'는 뜻의 사자성어 경황망조를 열심히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함진규 의원 평소에도 한자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하더군요. 대통령의 시정연설 도중 한자공부를 하는 것이 바람직 하냐를 두고 온라인 갑론을박도 있었습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슈퍼 예산 470조원 심사 시작…여야 공방 치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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