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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사실 나열한 기업설명회 자료, 저작권 인정 안 돼"

입력 2018-10-25 15:15

'경쟁사 IR자료 도용 혐의' 영어교육기업 야나두에 무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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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IR자료 도용 혐의' 영어교육기업 야나두에 무죄 선고

법원 "사실 나열한 기업설명회 자료, 저작권 인정 안 돼"

기업이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배포하는 기업설명회(IR) 자료 내용을 경쟁 업체의 자료에서 도용했다고 하더라도 저작권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기업설명회 자료는 업계에서 통용되는 방식으로 일반적 정보를 나열하는 수준인 만큼, 도용한 부분의 '독창적 특징'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법적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성은 판사는 25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명 온라인 영어회화 교육기업 '야나두'와 부대표 이모씨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 등은 온라인 외국어교육 분야에서 야나두와 업계 2∼3위를 다투는 경쟁기업인 S사의 IR 자료 중 일부를 무단으로 도용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가 야나두의 기업투자 설명회를 앞두고 만든 자료에는 '온라인 학습과 영어학습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높은 수준', '해외여행문화 보편화와 글로벌 서비스·비즈니스 증가 등으로 영어가 여전히 만국 공용어로서 가치 발휘', '스마트기기 사용량 급증으로 콘텐츠 소비의 주요 수단이 모바일로 이동 중' 등 표현이 등장한다.

이는 S사가 1년여 전 만든 IR 자료와 일부 표현이 똑같거나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 판사는 이런 표현들이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 판사는 "S사 자료의 표현이나 내용은 사실에 해당하는 정보를 동종업계에서 사용하는 통상의 표현방식으로 기술한 것에 불과하다"며 "누가 작성해도 같거나 비슷한 표현을 사용할 수 있어 '기능적 저작물'의 한계를 뛰어넘는 정도의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내용의 선택이나 배열이 어떤 점에서 독창적 특징이 있는 것인지가 공소사실에 특정돼 있지 않다"며 "분량 역시 전체 40∼50면 가운데 5면가량에 불과해 질적·양적 비중도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자료의 창작성을 인정하면 기업의 설명회 개최 등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도 밝혔다.

특히 이 판사는 "해당 내용을 만들기 위해 저작자가 자료수집 등에 노력을 기울였으리란 점은 짐작할 수 있다"면서도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법익은 자료수집의 노력이 아닌, 표현의 창작적 구성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저작물이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 판사는 설령 IR 자료가 소재의 선택·구성에 대한 창작성을 인정하는 '편집저작물'이라고 하더라도, 야나두의 IR 자료는 도표·서체·삽화 등 표현방식이 전혀 다르기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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