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히말라야를 전에 없던 방식으로 오르려 했던 한국인 원정대 5명의 합동영결식이 어제(19일) 엄수됐습니다. 이들의 마지막 순간에는 4명의 네팔인 셰르파도 함께였죠.
우리 산악인들의 좋은 동료였던 그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어환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네팔 카트만두의 스얌부나트 사원 화장터입니다.
시신 화장이 원칙인 이 곳에서 나무에 불을 때 전통 방식으로 화장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번에 숨진 네팔 현지인 4명의 화장도 이곳에서 진행됐습니다.
[양점/치링 보테의 부인 : 마음이 너무 아파서 그 어떤 말도 나오지가 않습니다.]
식재료와 주방도구, 트레킹 가방까지.
김창호 원정대의 전담 요리사, 치링 보테의 흔적들입니다.
한국 음식을 무척 잘했던 그였지만 처음에는 어려웠습니다.
[왕추/동료 셰르파 : 몸이 힘들고 대화가 통하지 않으니까. 스타일이 다르잖아요. 국적이 다르니까, 서로 문화가 다르고.]
그런 그에게 김창호 대장은 모시는 '손님'이 아닌, 산을 좋아하는 '동료 였습니다.
[자부 보테/히말라야 보테 마을회장 : (다른 원정대와 달리) 김창호 팀에서 친구 같은 편안함을 많이 느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김 대장 등 우리 산악인들과 10년 넘게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던 길이었습니다.
네팔 최대의 명절인 다사인 기간, 가장을 잃게 된 치링의 가족들은 당장 생활이 막막해졌습니다.
[다딧 보테/치링 보테의 여동생 : 자식들과 몸이 아픈 새언니를 잘 부탁한다고 하고 떠났는데…]
할 수 있는 것은 친인척, 마을 사람들과 모여 초를 켜고 명복을 비는 것 뿐입니다.
[펨버 보테/치링 보테의 조카 : 아직도 그(치링)가 살아 있는 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