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말기암 환자에게 색이 변한 링거 수액을 사용하려다 발각되자 바로 증거를 없애버린 병원, 지난주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병원만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개미로 보이는 이물질이 들어간 수액을 쓴 또 다른 병원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왜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인지, 구석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항생제 수액 필터에 흑갈색 이물질이 보입니다.
장염으로 입원한 30살 이모 씨는 깜짝 놀라 의료진에 알렸습니다.
그런데 병원 측은 별 다른 설명 없이 곧바로 폐기해 버렸습니다.
[이모 씨/피해자 : 육안으로 봤을 때 개미 같은 거…은폐죠. 분통이 터지는 거예요.]
변질 여부도 가려낼 수 없게 되자 이 씨는 인근 보건소에 신고했습니다.
병원 측은 단순 실수라는 입장입니다.
내부 매뉴얼상 문제가 생긴 수액은 보존하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간호사가 몰랐다는 것입니다.
[의료진 : 교육을 시키는 이런 실무지침서라는 게 (있어요.) 다 못 외우죠.]
특히 의료법에는 관련 규정이 아예 없다보니 없애도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병원 관계자 : 법으로 '꼭 해야 한다'가 아니기 때문에 의무는 아니라는 거죠.]
실제로 관할 보건소는 증거가 없다며 처벌을 미루고 있습니다.
[보건소 관계자 : 법이 세밀하게 안 돼 있다 보니까 대부분 민사로 갑니다. 합의가 제일 빠른 방법입니다.]
실제 의료사고가 날 경우 증거를 보전하기 위해서라도 무단폐기를 제재하는 법 개정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