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법 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다음주 월요일에 피의자로 불러서 조사합니다. 임 전 차장의 소환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직접 조사'가 임박했음을 의미해 주목됩니다. 바로 길목이라는 이야기인데요. 검찰 취재 기자 연결하겠습니다. 한민용 기자가 나가있습니다.
한민용 기자, 임종헌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으로부터 '재판 거래' 의혹 등과 관련해서 직접 지시를 받았다는 인물이죠?
[기자]
네, 임종헌 전 차장은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 내내 법원행정처의 핵심 요직에서 근무해왔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수시로 독대하면서 직접 지시를 받고, 또 보고를 한 것으로알려져있는데요.
특히 이번 사건의 출발점이 된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은 물론이고 '재판 거래' 의혹 등 양승태 사법부의 각종 의혹에 깊숙이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임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향하는 수사의 문을 열어줄 핵심 인물로 꼽혀왔습니다.
[앵커]
임종헌 전 차장은 기억하시겠습니다만, 지난해 초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이 터지자 가장 먼저 사표를 내고 나갔던 인물입니다. 수사 단서를 찾기가 그렇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동안 검찰이 확보한 진술, 물증은 어떤게 있습니까?
[기자]
검찰은 지난 6월 수사가 본격 시작된 뒤, 당시 행정처에서 근무했던 판사들을 불러서 조사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판사 뒷조사 정황이 담긴 문건이나 재판거래 의혹 문건 등을 임종헌 전 차장의 지시를 받고 작성했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특히 검찰은 지난 7월말, 임 전 차장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하면서 8000건에 달하는 행정처 내부 문건이 담긴 USB를 확보해서 임 전 처장의 개입 여부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는데요.
재판 거래와 관련해서는 강제징용 피해자들 일제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소송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임 전 차장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를 오고 가면서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청와대를 출입했다는 기록이 남은 출입기록과 외교부 압수수색 등을 통해서 확보한 내부 문건 등을 통해서 이런 정황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앵커]
지금 받고 있는 의혹 중 상당수는 임 전 차장이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직접 조사 시점이 주목을 받고 있는거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임 전 차장이 연루된 의혹이 많기 때문에 조사는 한 번에 끝나지는 못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임 전 처장에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윗선, 그러니까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전직 대법관 3명에대한 조사가 먼저 이루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서 당시 사법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였던 대법원장이죠.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직접 조사도 할 예정인데요.
한편, 소환을 앞둔 임 전 차장 측은 언론을 통해서 제기된 의혹만 30가지가 넘는다면서 의혹별로 입장을 정리하는 등 검찰조사를 준비하고 있는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