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필리핀이나 마카오에서 하는 카지노 게임에 돈을 걸 수 있는 것처럼, 프로그램을 만들어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8000억원이 넘는 판돈이 오갔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화면 속 딜러의 손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옆에 있는 버튼을 클릭하자, 배팅이 완료됐다는 문구가 뜹니다.
지난 2016년 8월부터 황모 씨 일당이 운영해온 불법 도박 사이트입니다.
해외 카지노에서 이뤄지고 있는 도박 장면을 생중계하는 사이트입니다.
이 사이트에선 도박 장면을 볼 수는 있지만 돈을 걸거나 도박에 참여할 수는 없습니다.
이들은 이 사이트를 해킹했습니다.
이렇게 접속을 하면 실제로 해외 도박을 보면서 옆에 버튼을 눌러서 도박에 참여할 수 있는 것처럼 만들었습니다.
대학생부터 가정주부, 치과의사까지 1만명 넘는 사람들이 건 돈은 모두 8000억원에 달합니다.
[주모 씨/주부 : 딜러가 카드를 보여주니까, 앞에서. 의심을 할 수가 없었죠. '사람들이 왜 굳이 필리핀 가서 하지? 집에서 하지' 이렇게 생각했죠.]
황씨 일당은 이런 사이트 42개를 만들어 800억 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올린 혐의를 받습니다.
프로그램 개발을 주도한 황씨는 서울 방배동에 있는 IT회사 대표였습니다.
처음엔 회사에서 밤에 몰래 사이트를 운영하다가, 규모가 커지자 아래층에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사이트를 관리했습니다.
[윤철희/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 (IT 회사가) 거의 실적이 없습니다, 어차피 위장이라서. 5층에 있는 사무실 직원들은 4층 존재를 거의 몰랐습니다. 도박을 하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경찰은 황씨 일당 7명을 구속하고 상습적으로 도박한 91명을 입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