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연휴에도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상황에서 추석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노동 환경을 개선하라며 조명탑 위에 올라가 농성을 하고 있는 한 택시 운전사의 이야기인데, 이렇게 홀로 보내는 추석이 두 번째가 됐습니다.
이수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비와 바람을 막는 것은 임시 구조물과 비닐이 전부입니다.
금방 끝낼거라 생각했던 농성은 1년을 넘겼습니다.
평범했던 택시 운전사는 이곳에서 두 번째 추석을 맞습니다.
식사는 식은 된장국과 열무김치.
몸 움직이기도 어려운 한 평 남짓한 공간에 명절 분위기는 없습니다.
[김재주/법인 택시운전사 : 약을 먹으면서 지금(이곳에서 견디고 있고요.)]
25m 조명탑 위에서 농성을 시작한 것은 384일 전입니다.
택시 기사 처우 개선과 사납금 폐지를 요구하면서 올라갔습니다.
김 씨는 하루 10시간씩 한 달을 쉬지 않고 일해도 사납금을 빼고 나면 월 200만원 벌기도 어렵다고 말합니다.
[김재주/법인 택시운전사 : (사납금을 채우면) 1만~2만원이라도 벌잖아요. 그러려면 장시간 노동을 해야 하는 거예요. 장시간 일을 하다 보면 사고로 이어지고…]
버틸 때까지 버틸 생각이지만 가족이 보고 싶은 마음은 견디기 힘듭니다.
[김재주/법인 택시운전사 : 아빠가 내려가면 우리 딸과 할머니랑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도록… 아빠가 열심히 노력할 테니까. 우리 딸 사랑해.]
농성장 노동자의 추석 소원은 내년 명절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것, 하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