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정상회담은 평양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뒤늦게 전해지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최재원 기자와 함께 뒤늦게 전해진 이야기들 하나하나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최 기자, 회담이 하루 더 늘어날 수도 있었다는 얘기가 나오네요?
[기자]
네, 문 대통령이 오늘(21일) 귀국할 뻔 했습니다.
청와대가 밝힌 내용인데, 북한 측에서 "하루 더 머물다 가라"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어제 두 정상이 백두산 등반을 마치고 점심을 먹은 장소가 삼지연초대소였는데, 북측에서 아예 이 삼지연초대소에 200명 넘는 우리 대표단이 하루 더 자고 갈 수 있게 숙박 준비도 했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 쪽에서 사양 했다고 하죠?
[기자]
네, "우리 쪽 사정으로 제안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돌아왔다"는게 청와대 설명입니다.
우리 쪽 사정이라는 것이, 유엔총회 연설과 한미정상회담 일정으로 예상됩니다. 당장 모레 일요일 문 대통령이 출국하거든요.
하지만 청와대는 원래 2박 3일을 생각했다고도 했습니다.
미국 방문 아니었어도 하루 더 있기는 쉽지 않았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앵커]
청와대 뿐만 아니라 같이 간 사람들 일정도 있을 것 같아 쉽지 않을 것 같고요. 2007년 평양 정상회담 당시에도 하루 더 머물다 가라고 깜짝제안을 했었죠. 또 재밌는 얘기가 있네요. 김정은 위원장의 손가락 하트, 요즘 유행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인가요?
[기자]
네, 요즘 사진 찍을 때 브이 만큼이나 많이 하는 거니까 모르는 분들은 없을텐데요.
문 대통령도 기념 사진 찍을 때 많이 포즈를 잡습니다.
이걸 김정은 위원장도 이번에 처음 배웠다고 하고요.
백두산 천지에서 우리 측 요청으로 김 위원장이 손으로 하트를 만들고 이설주 여사가 손으로 떠받드는 연출을 해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이것을 사진으로 직접 보여드린다면 참 좋을텐데 아쉽게 공개가 되지 않아서 말로 설명 드릴 수 밖에 없는데요.
사진 찍고 나서 김 위원장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게 "이거 어떻게 하는 겁니까?"라고 물었답니다.
그래서 김 대변인이 알려줬더니 "이게 나는 모양이 잘 안 나옵니다"라고 했다는군요.
[앵커]
직접하는 모습이 공개됐다면 여러모로 낯선 장면이 됐을 것 같군요. 그리고 공개된 영상들을 찬찬히 다시 보니까 남북 정상 3번째 만난 것 아니겠습니까, 그동안 상당히 돈독해졌구나 싶은 장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기자]
네, 어제 백두산 오를 때 좁은 케이블카에 마주 앉아 재밌는 얘기들을 주고 받았는데 들어보시죠.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하나도 숨차 안 하십니다.]
[예, 뭐 아직 이 정도는.]
[이설주/여사 : 정말 얄미우십니다.]
[김정숙/여사 : 하하하. 얄미우십니다. 예.]
이설주 여사의 얄밉다는 말이 분위기를 화기기애애하게 만들었는데 '얄밉다'는 말이 북한말로 다른 뜻이 있나 궁금해서 전문가에게 물었는데 남이나 북이나 같은 의미라고 합니다.
[앵커]
저 대목에서 얄밉다는 말이 나온게 이례적이긴 해서 저도 궁금했는데 같은 뜻이었네요. 이설주 여사가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하네요.
[기자]
네, 또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어제 지난 4월 첫 회담을 연상시키는 장면이 있었는데, 남북 정상이 삼지연 다리를 건너며 짧게 산책하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이 때 이설주 여사가 이 장면을 보고 "도보다리 건너실 때 모습이 연상이 됩니다. 그때 너무 멋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앵커]
이설주 여사가 먼저 한 얘기였군요. 네, 또 문 대통령이 봤던 '집단 체조' 공연은 북측에서 수정을 상당히 많이 한 것이다고 하죠?
[기자]
네, 9 ·9절에 선보인 '빛나는 조국' 공연 내용 중 70%가 바뀐 것이라고 합니다.
영상을 통해서도 확인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카드섹션이나, 평양과 부산 구간 열차를 형상화한 장면같은 것들 다 완전히 새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북한 고위 관계자가 "'빛나는조국'에서 70%가 바뀌었다, 닷새동안 70%를 어떻게 바꿨는지 나도 신기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