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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MB, 150일간의 재판…징역 20년·벌금 150억 구형

입력 2018-09-06 18:48 수정 2018-09-0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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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 결심 공판이 오늘(6일) 열렸습니다. 선고 전 마지막 재판이죠.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 벌금 150억 원이라는 중형을 구형했습니다. 마지막 최후진술 기회를 얻은 이 전 대통령은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을 가장 싫어한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재판부는 다음 달 5일에 판결을 선고하기로 했는데요. 오늘 재판 결과 청와대 발제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이렇게 호송차에서 내린 이명박 전 대통령. 결심 공판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을 향했습니다. 오늘 읽은 최후진술을, 아마 저 차안에서 몇 번이고 다시 보지 않았을까요. 이 전 대통령은 늘 이렇게 준비를 해왔으니까요. 

▶ 3월 14일 검찰 출석 당시 영상

이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9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50일 만에 끝을 보게 됐죠. 혐의는 무려 16개입니다. '다스'를 사실상 지배하며 349억 원을 횡령한 혐의, 또 삼성에서 다스 소송비 68억 원 받은 혐의 등 절반 이상은 다스 관련입니다. 경상북도 경주시 외동농공단지에 있는, MB가 도곡동 땅을 팔아 지분을 샀다는 '다스'. "다스는 누구 겁니까, MB 거 아닙니까?" 이렇게 시작된 수사인 만큼 이번 재판 결과 과연 다스의 주인이 밝혀질까, 눈여겨볼 대목이죠. 여기까지 오는 데는 10년 넘게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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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2007년 8월 14일) : 그 땅(도곡동)이 누구의 땅이란 말입니까? 매일 그게 아니라고 변명해야만 하는 후보로 과연 대선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

[이명박 전 대통령 (2007년 8월 17일) : 뭐 도곡동 땅이 어떻다고요? BBK가 어떻다고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

의혹 품고 17대 대통령 당선
2008년 정호영 특검 "MB 혐의 없음"

[이명박 전 대통령 (1월 17일) :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더이상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직자들을 짜 맞추기식 수사로 괴롭힐 것이 아니라 나에게 물어달라…]

2018년 3월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출석
계속된 MB 측근들의 검찰 소환과 구속

[(김경준에게 다스 투자 지시한 적 있으십니까?) (검찰 조사 받고 있는 가족들 보시면서 어떤 생각 드시나요?)]

2018년 3월 19일 검찰,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
2018년 3월 23일 구속

[이명박 전 대통령(2007년 8월 14일) : 저 이명박,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저를 믿으십시오! 제가 어떻게 살아왔습니까? 여러분 저, 삶에 대해서 어떤 사람이 돌을 던질 수 있습니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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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10년을 돌아와, 검찰 수사와 구속, 재판까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150일 동안 재판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법정에는 카메라가 못 들어가지만 대신 노트북을 든 법원 취재 기자들이 들어갑니다. 제가 법원 기자도 해봐서 아는데 몇 시간째 법정에 앉아 있으면요, 잠도 오고 쓸 만한 내용도 안 나오고 좀 시무룩해집니다. 그런데 졸던 기자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한 대목,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비망록이 재판 도중에 공개됐죠. MB가 이 회장에게 자리를 주는 대가로 36억여 원을 받았다는 혐의의 증거로 말이죠.

[양원보/국회반장 (JTBC '정치부회의' / 지난달 17일) : MB에 대한 배신감에 부르르 떨면서 이렇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MB, 이명박과 인연을 끊고 다시 세상살이를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로 괴롭다. 30억원을 건넸다. 옷값만 준 게 얼마냐. 그 족속들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 최소한 고맙다는 인사는 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말이죠. 다시 읽어도 화가 나는데…]

물론 이 전 대통령 측은 이 비망록이 조작됐다며 부인했고, 지금 비망록은 국과수에서 진위 여부를 가리고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 말고도, 형사 재판 받고 있는 전직 대통령 또 있죠. 두 전직 대통령의 재판 스타일이 어떻게 다를지에도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성실성 면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단연 앞섰습니다. 1심 재판 중반부터 재판을 보이콧해버린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이 전 대통령은 재판 초기에는 건강 이상을 들어서 몇 차례 불출석을 하기도 했지만, 그 이후에는 바로 엊그제까지도 법정에 꼬박꼬박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실함이 조금은 무리가 된 것일까, 지난달 들어서만 몇 차례 이렇게 벽을 짚고 휘청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재판 날인 오늘도 그랬다고 하네요.

좋다고 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방청 열기는 박 전 대통령 쪽이 훨씬 뜨거웠습니다. 첫 재판 방청 경쟁률, 박 전 대통령은 8 대 1, 이 전 대통령은 0.66 대 1. 신청한 분 모두 재판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직 대통령의 재판이라는 사태가 너무 익숙해져서인 것 아니냐하는 씁쓸한 분석도 나왔죠.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달리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 당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던 부하들의 조서도 다 증거로 인정하겠다고 한 '대인배'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다고 하죠.

[강훈/이명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 (5월 10일) : 그 사람들이 검찰에 가서 그런 진술을 하게 된 어떤 개인적인 사정들이 다 있을 텐데 그걸 추궁하고 하는 것이 지금 같이 일을 했던 대통령으로서, 같이 일을 했던 사람으로서 할 도리가 아닌 것 같다. 그런 모습을 국민들한테 보여드리는 것도 해선 안 될 일 같다…]

어찌 됐든 이제 1심은 끝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오늘 결심에서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 벌금 150억원을 구형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최후 진술에서 일단 "지난 시간 원망보다는 성찰로 보냈다. 모두 제 부덕의 소치고 국민에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다스는 누구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법원의 답이 나오는 날은 다음달 5일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 < 검찰, 이명박 전 대통령에 징역 20년 구형…"대통령의 권력형 비리" >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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