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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김성태 "소득주도성장은 보이스피싱"…"저급한 말 잔치"

입력 2018-09-05 19:27 수정 2018-09-05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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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4일) 정기국회 두 번째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맞서서 각종 출산 지원을 통한 출산주도성장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여당은 "저급한 말잔치에 불과했다"며 비판했는데요. 여야 협치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는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협치를 재차 강조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지켜봐야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과연 협치국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최 반장 발제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문은 마치 비유집을 보는 듯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갖가지 표현을 동원했는데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소득주도성장이었는데, 포문을 연 것은 '팝의 황제'였습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가져온 혼란으로 마이클 잭슨의 문워킹처럼 한국 경제가 미끄러지듯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마이클 잭슨의 문워킹에는 박수와 환호, 갈채가 쏟아지지만 문재인 정권의 경제 헛발질 문워킹에는 탄식과 절규가 넘쳐납니다.]

상당히 의례적인 장면이었는데요. 마이클잭슨 문워킹 영상이 국회 본회의장에 나오는 동안 김 원내대표는 연설을 이어갔습니다. 민주당 의원 쪽에서는 웃음이 새어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또 이어서는 호랑이가 등장하는 서커스 장면도 띄워졌습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를 성토하기 위해 갖은 비유를 들었습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소득주도성장은 이 정권이 국민을 현혹하는 '보이스피싱'입니다. 달콤한 말로 유혹하지만 끝은 파국입니다.]

비유에는 '원관념'과 '보조관념'이 있습니다. 표현하고자 하는 실제 내용이 원관념, 이를 잘 드러나도록 도와주는 것이 보조관념이죠. 반장들 가운데 가장 최근까지 중등교육을 받은 김나한 반장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소득주도성장은 보이스피싱이다"라는 비유를 한번 분석해 볼까요?

[김나한/청와대 임시반장 : 제가 언어영역에 자신있는데요. '소득주도성장'이 원관념이고, '보이스피싱'이 보조관념입니다. 참고로 비유에는 은유, 직유, 의인, 대유, 활유 등이 있는데요. "사과같은 내 얼굴"이라는 비유는 직유법이지만, 연결어가 없는 "소득주도성장은 보이스피싱"은 은유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나한 반장, 그것을 누가 몰라서 물은 것은 아니고요. 저 국문과 나온 반장입니다. 제가 묻지도 않은 것까지 답할 필요가 없었는데, 이를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오지라퍼'가 돼선 안 됩니다]

김성태 원내대표의 비유, 여기서 끝이 아니었는데요. 이어서 한번 들어보시죠.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비유왕?

문재인 정권의 '경제실험 불장난'
소득주도성장은 '세금중독성장'
'소득주도성장 굿판'
문재인 정권은 '세금 뺑소니 정권'입니까?
'묻지마 세금살포 범죄'

+++

참신한 비유라고 해야할까요? 아니면 선동적인 구호에 불과한 것일까요? 물론 김성태 원내대표가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만 늘어놓은 것은 아닙니다. 자유한국당이 추진할 주요 과제와 당이 나아갈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폐기하겠습니다. 대기업 고용세습을 원천봉쇄하는 강력한 법안도 추진하겠습니다. 협치의 필요성을 강조하신 민주당 이해찬 대표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이렇게 연설 말미에는 자유한국당은 협치 준비가 되어있다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려고도 했습니다. 준비된 연설문은 여기까지였는데요. 이렇게 연설을 마치나 했지만, 우리말을 끝까지 들어야 한다고 하죠. 문제는 애드립이었습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제가 마지막으로 훈수 하나 두겠습니다. 문희상 국회의장께서 2018년도 정기국회 개원연설을 하셨습니다. 어떻게 입법부 수장께서 블루하우스 스피커를 자처하십니까? 어떻게 심판이 선수로 뛰려고 하실 수가 있습니까. 한 나라의 입법 수장이. 자, 좀 조용히 하세요.]

이것이 무슨 말이냐고 하면, 지난 3일 문 의장이 "촛불혁명의 완성은 개헌이다" 또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를 강조한 점을 문제삼은 것인데요. 여당의 항의가 거세졌지만 김 원내대표는 말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한 나라의 입법부 수장으로서 품격도 상실하고 균형감각도 상실한 대단히 부적절한 코드 개회사였습니다. (뭐 하는 짓이야 그게!) 아무리! (사과해!) 여당 출신 국회의장이라 하더라도 국회 본연의 책무인 행정부 감시는 소홀히 하고 (야당이나 잘하세요!) (이거 봐!) 대통령 권력을 견제하는 견제와 운영에 있다는 국회의장으로서의 책무를 한시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사과해!)]

제 귀에는 왜 박범계 의원의 목소리가 크게 들리는 것일까요? 국회의장석에서 이를 들을 문 의장, 쓴웃음을 지어보였습니다. 연설이 끝난 뒤 본회의 산회 직전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문희상/국회의장 : 따끔한 충고 잘 들었습니다. 제 의회 의장 임기 동안 청와대나 정부의 말에 휘둘리는 그런 일이 있으면 제 정치 인생을 몽땅 다 걸겠습니다. 그런 일은 없어요. 국회의장을 모욕하면 국회의장이 모욕당하는 게 아니라 국회가 모욕당한다는 사실을 가슴속 깊이 명심해주시길 바랍니다. (잘하셨습니다.)]

문희상 의장 다소 심기가 불편했을 것 같은데, 오후에는 여야 5당 대표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습니다. 먼저 사랑재 앞 잔디밭에 하나 둘씩 이렇게 모였는데요. 도착하는 대로 담소를 나눴습니다.

[정동영/민주평화당 대표 : 좋은데서 또…]

[이정미/정의당 대표 : 맛있는 점심에 초대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아직 먹지도 않고 맛있다고 그래요?)]

[문희상/국회의장 : 맛있을 거라고 예상하는 거예요. (네. 예상합니다.)]

그런데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모습이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지각을 한 것인데요, 그래서 먼저 오찬장에 입장한 뒤 김 위원장을 기다렸는데요. 이 시간이 다소 어색할 법도 했지만 '아이스브레이커'를 자처한 것은 문희상 의장이었습니다.

[문희상/국회의장 : 이정미 대표가 제일 올드한 대표에요. 여기는 프레시.]

[이정미/정의당 대표 : 제가 어디 가서 영하다는 얘기를 듣기엔 좀…]

20여분 뒤에 김병준 위원장이 도착을 했고요. 국회의장아 5당 대표가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처음인 만큼 기념사진도 남겼습니다. 이들은 한반도 평화와 선거제도 개혁, 민생 개혁 입법을 위한 '협치 국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한 목소리로 다짐했습니다.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웃음으로 시작해 고성으로 끝난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연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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