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와 강원 북부에선 특히 농작물 침수 피해가 컸습니다. 올 봄에 기승을 부린 냉해도, 지난 여름에 극심한 폭염도 어렵사리 넘겼는데, 이틀동안 내린 비에 1년 농사를 망치게 됐습니다. 강우량 최고기록을 깬 강원도 철원에서는 60대 여성 1명이 실종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조승현 기자입니다.
[기자]
보름 뒤 수확을 앞두고 있던 벼가 바닥에 납작 엎드렸습니다.
철원군 동송읍에 사는 조청용 할아버지는 물에 잠겼던 1만 2000여㎡ 논에서 시름에 빠졌습니다.
[조청용/강원 철원군 오덕리 : 아유, 벼가 쓰러지면 어떡하나 그것만 걱정하고 있었던 거지 뭐.]
어제(29일) 하루 철원엔 384.3mm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오늘 새벽까지 최대 250mm가 더 올 수 있다는 예보에 농민들은 지난밤 잠을 설쳤습니다.
[김복순/강원 철원군 장흥리 : 피해들이 너무 많고 논을 흙으로 메우고 그래서 마음이 심란하다고, 지금은.]
고추와 파프리카 등 시설 원예 작물은 하우스가 물에 잠겨 1년 농사를 망쳐버렸습니다.
[고추 재배 농가 : 시들어서, 병 걸려서 이게 다 죽죠. 그럼 하나도 못 건지는 거죠.]
밭 가장자리마다 물길이 움푹 패였습니다.
곧게 서 있어야 할 참깨나무들은 한 방향으로 일제히 기울었습니다.
침수됐던 농경지에서 물은 다 빠졌지만 폭우의 흔적은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어젯밤 철원 갈말읍에서 고추밭에 나갔던 68살 최모 씨가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아 경찰과 소방 당국이 수색에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