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청와대] 트럼프, '한미훈련'으로 고강도 압박…"기존 합의 연장선"

입력 2018-08-29 18:22 수정 2018-08-30 00:0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취소하게 만든 원인,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편지 내용 일부가 알려졌습니다. "북·미 간 비핵화 논의가 위기에 처했고, 협상이 '결단'날 수 있다" 이런 경고 메시지가 들어있다고 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압박과 대화카드를 동시에 꺼내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또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멈추되, 비핵화 이행 준비가 되면 다시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고 있는데요. 오늘(29일) 청와대 발제에서는 외교안보 소식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해 8월 8일) : 그들은 지금껏 세계가 본 적 없는 화염과 분노, 솔직히 말하면 힘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네, 좋게 말해 화끈하고, 가끔은 '이래도 돼?' 싶게 과격한 발언의 주인공,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최근에는 탄핵 얘기가 나올 정도로 코너에 몰린지라 조금은 잠잠하다지만, 언제나 상상 그 이상의 행보를 보여줍니다.

상징적인 일화도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미·러 정상이 핀란드 헬싱키에서 만났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자타공인 악명 높은 지각대장입니다. 이 날도 예상을 깨지 않고, 20분 늦게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렇게 옷깃을 착 정돈하면서 "내가 늦었는데 어쩔꺼야"하는 듯 당당하게 들어섭니다.

하지만 회담장에 트럼프 대통령은 없었습니다. 인근 호텔에 머물고 있었으면서도, 오히려 푸틴 대통령보다 19분 더 늦게 도착했습니다. 표정에서 마치 "내가 이겼지!" 하는 뿌듯함이 느껴지는데, 두 사람 만나서 뚱한 표정으로 악수를 나눕니다. 이때 푸틴 대통령, 아마도 속으로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더라니"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달 17일) : 우리는 세계 최고의 두 핵 강국으로서, 나는 정말로 세계가 우리가 잘 지내기를 바란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벌어진 '폼페이오 장관 방북 취소' 사태도 어찌보면 비슷한 맥락입니다. 어제 CNN이 방북 취소의 결정이 결정적 원인이 된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편지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협상은 위기에 처해있고, 아예 무산시킬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였다고 합니다.

[CNN 보도 (현지시간 지난 28일) : 여러 소식통들은, 편지엔 '평화협정에 서명하는 것에 대해 당신들은 (미국은)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킬 준비가 아직 안 됐다'는 메시지가 담겼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기 위한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간 북한과 미국은 "선 종전선언" 대 "선 비핵화리스트" 입장을 고수한 채 한치의 양보도 없는 줄다리기를 벌여왔습니다. 그런데 편지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아예 한발 더 나아갔습니다. '종전선언' 이후에야 가능한 '평화협정'을 언급하면서 '안 해주면 결단 하겠다!'라는 벼랑끝 전술을 구사한 것인데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누가 뛰면 아예 나는 사람입니다. "그래! 취소하자!" 맞벼랑 전술을 택했습니다. 여기에 한 술 더 떴습니다. 북·미 정상회담 후 중단했던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다시 재개하겠다는 것입니다.

[제임스 매티스/미 국방장관 (현지시간 지난 28일) : 우리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몇 개의 한·미 연합훈련을 유예했습니다. 선의에 따른 노력이었습니다. 우리는 현재 더 이상 훈련을 미룰 계획이 없습니다.]

북한이 유독 격한 거부반응을 보인 '한·미 연합훈련' 중단 조치는 북·미 대화 국면에서 미국이 보낸 일종의 '성의 표시'였습니다. 이제는 상황 변화가 있는 만큼, 다시 군사적 압박을 가하겠다는 의미인 것이죠. 트럼프 대통령의 주특기 중 하나가 '당근과 채찍'인 것, 이제는 다들 아실 것입니다. 대화의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뒀는데요. 오른팔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취소' 대신 '연기'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헤더 나워트/미 국무부 대변인 (현지시간 지난 28일) :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연기(delay)를 결정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분명해지면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대외 선전매체를 통해서 "미국이 남조선을 영원히 강점하려고 한다"고 비난했지만, 폼페이오 장관 방북 취소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저자세로 나가자니 향후 협상에서 주도권을 뺏길 것이 분명하고, 계속 세게 나가자니 9·9절 행사를 앞두고 불필요한 긴장만 커질 가능성이 있어 부담입니다. 벌써 다음 주면 9월, 북·미가 접점을 찾을수 있을까요.

청와대는 현 상황을 일종의 '통과 의례'로 보고 있습니다. 또 이 난관을 극복하는데 남북 정상회담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정의용/청와대 국가안보실장(어제 / 국회 운영위) : 지금까지의 상황 전개의 속도감이라든지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 협상의 투입 단계에서 어느 정도의 진통은 피할 수 없는 거 아닌가, 이렇게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한·미 연합훈련 재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직 미국과 논의한 바가 없지만, 북한의 비핵화 진전상황을 봐가며 협의할 문제"라는 것입니다. 국방부와 외교부도 "당장 대규모 훈련을 재개한다는 것은 아니"라면서 "한·미 간 기존 합의의 연장선상에 있는 발언으로 풀이 된다"고 설명 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미 "한·미 연합훈련 더 이상 중단 안 해" > 입니다.

관련기사

청와대 "한미훈련, 비핵화 상황보며 결정할 문제…미 논의요청 없어" '북 반발' 한미훈련재개카드 꺼낸 미국…'훈련-협상' 연계 대북압박 매티스 "한미훈련 더는 중단 계획 없어…협상 지켜볼 것" "트럼프, 김영철 비밀편지 받고 폼페이오 방북취소…실패 예감" 미 국무부 "북 비핵화 약속 지켜질 것으로 여전히 확신"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