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27일) 광주에서는 '피고인 전두환'의 형사 재판이 열릴 예정입니다.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가 아니다. 사탄이다" 이같은 표현을 쓴 혐의입니다. 하지만 첫 재판을 하루 앞둔 어제 전씨 측은 "광주에 갈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피고인이 재판에 계속해서 나오지 않으면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할 수도 있습니다.
박민규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출간 때부터 논란이 됐던 전두환 회고록.
이번 재판은 그 중 2016년 숨진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부분을 다룹니다.
생전 "광주에서 헬기 사격 모습을 직접 봤다"고 증언한 인물입니다.
"조 신부가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이자 "가면을 쓴 사탄"이라는 것이 전 씨가 회고록에 쓴 내용입니다.
검찰은 전 씨가 허위사실을 적어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지난 5월 전 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광주에 출동한 헬기가 시민들에게 실탄을 쐈다"는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헬기 사격이 사실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입니다.
전씨 측이 두 차례 미룬 끝에 다시 잡힌 첫 재판은 당초 오늘 오후 2시 반.
광주지법은 재판에 대비해 방청석 약 100석 규모의 대법정을 비워놓고, 방청객들에게 선착순으로 나눠줄 번호표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전 씨는 어제 부인 이순자 씨를 통해 "광주에 갈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사건을 광주 검찰과 법원이 다룰 때, '지방의 민심'에 영향받지 않고 공정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이유입니다.
또 "알츠하이머로 인지 능력이 떨어져 정상적인 법정 진술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앞서 법원은 서울에서 재판을 받게 해 달라는 전 씨 측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면, 재판부는 구인장을 발부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박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