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같은 동성 성폭력 피해자들은 법적인 구제도 받기가 어렵습니다. 고소를 하는 것 자체가 힘들 뿐만 아니라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피해자들은 하소연 합니다.
박창규 기자입니다.
[기자]
무릎 사이에 앉아야하고 옷 안으로 들어오는 손은 참아야했습니다.
머리와 뺨을 맞으면서도 자리를 피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주변에 동료가 있었지만 모두 모른척 할 뿐이었습니다.
컨테이너선에서 근무하던 선원 A씨는 올 1월부터 이런 식으로 상사의 성추행과 폭력에 시달렸습니다.
"옷을 벗어라", "동침하자"는 성희롱도 견뎌야 했습니다.
하지만 하소연할 곳이 없었습니다.
동료들은 "남자가 그것도 못 참느냐"고들 했고, 오히려 A씨를 따돌렸습니다.
남성끼리 성추행은 성추행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했고 어지간한 폭력은 참아야 남자답다는 편견 때문이었습니다.
[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 내가 원치 않았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 사회적인 남성상, 남성성에 안 맞는다는 이미지…]
남성이든 여성이든, 동성 성폭력 피해자들은 법적인 편견과 차별에도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남성 가해자가 여성에게 성폭력을 휘두른 경우가 아니면 수사와 재판 단계에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 동성간 성폭력일 경우에는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해?' 라든지 '동성 간인데 그 일이 그렇게 힘들었어?' 라든지… 피해자들이 더 큰 어려움에 처하고요.]
실제 여성간 성폭력이 성폭행죄로 처벌받는 경우는 아예 없고 남성간 성폭력도 추행이나 단순 폭행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