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초 서울 아산병원에서 선배 간호사의 괴롭힘으로 후배 간호사가 사망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태움' 논란을 일으켰던 이 병원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신입 간호사를 채용하는 면접에서 해당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습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채용에 지원한 A씨는 지난달 면접 과정에서 당혹스러운 일을 겪었습니다.
면접관이 지난 2월 이 병원에서 선배 간호사들의 괴롭힘을 뜻하는 '태움' 논란을 빚었던 박선욱 간호사 사망 사건에 대해 물은 것입니다.
A씨는 박 간호사와 같은 대학교 출신입니다.
[A씨/서울아산병원 신입 간호사 지원자 : 선배 그런 사건이 있었는데 지원하는데 친구들 눈치는 안 보였냐, 교수님 눈치는 안 보였냐…머릿속이 하얘지고 무슨 말을 해야 되나…]
박 간호사의 일을 언급하면서 신입 간호사 생활을 어떻게 견딜거냐는 질문을 받은 지원자도 있었습니다.
[B씨/서울아산병원 신입 간호사 지원자 : (사건에 대해) 저뿐만 아니라 모든 간호계 사람들이 슬퍼했잖아요. 병원 구색에 맞는 답을 할 수가 없어서 표정이 많이 굳어졌던 거 같아요.]
간호학과 교수들을 포함한 박 간호사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해당 질문은 명백한 대형병원의 갑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선 아산병원 이용을 거부하자는 목소리가 커졌고, 공대위측은 법적 대응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이민화/박선욱 간호사 사망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간사 : 고인의 명예훼손 여부 그리고 채용 절차에서 공정성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누가 봐도 반인륜적인 일이라서…]
서울아산병원 측은 "간호사 근무 환경 개선에 대한 의견 수렴 차원이었다"면서도 "질문은 부적절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