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22년의 전 겨울이었습니다. 고종이 일본의 위협을 피해서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했습니다. '아관파천'이라고 하지요. 당시 고종이 지났던 120m의 '길'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권근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1895년 명성황후가 시해되고 이듬해, 일본에 위협을 느낀 고종은 당시 아관, 즉 러시아 공사관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숱하게 그려진 고종, 왕이 지나갔던 그 길이 되살아났습니다.
덕수궁 후문에서 정동공원과 옛 러시아 공사관까지 이어지는 120m의 길.
122년 전 고종이 지나갔던 이 돌담길은 그간 곡절도 많았습니다.
덕수궁 부지였다가 일제 강점기에는 식민금융기관인 조선 저축은행장의 사택이 들어섰고, 이후에는 미 대사관 부지가 됐습니다.
7년 전에야 우리나라로 소유권이 넘어오면서 힘겨운 복원 과정을 거쳤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힘겨루기 속에서 고종이 선택한 아관파천.
이후 대한제국은 러시아, 일본 등 열강의 식민지 쟁탈전으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안창모/경기대 건축과 교수 : 아주 치욕스럽다고 생각했던 우리의 근대사가 사실은 또 다른 우리의 굉장히 중요한 역사의 전환점이었고.]
아픈 우리 역사를 담고 있는 이 길은 오는 10월 전면 공개를 앞두고 모레(1일)부터 한달간 시범 개방됩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