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 일부 지역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40도를 넘었습니다. 대구는 오늘(27일) 아침 가장 낮은 기온이 112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더위에 쪽방촌에서는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한눈에 봐도 낡고 허름한 이 건물은 일제 강점기 때 지어졌습니다.
2층으로 올라서니 10가구가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5분 만에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습니다.
방 안에서 밥까지 해먹어야 합니다.
[쪽방촌 주민 : TV에서 열나지 밥통에서 열나지 거기다 (버너까지) 때니까…방법이 있어요. 버티고 살아야 하고…]
씻을 곳이라곤 공동으로 쓰는 화장실 수돗가 한 곳뿐입니다.
열기를 식히지 못하니 바깥만큼이나 실내도 위험합니다.
대구지역 쪽방촌 거주민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48명 중 20명이 더위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8명은 구토나 호흡곤란 등이 온 적도 있다고 했습니다.
쪽방촌 주민들과 함께 의사까지 거리로 나와 정부에 임시 거주시설 등을 제공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변영호/쪽방촌 주민 : 가까운 곳에 센터라도 하나 목욕시설이라도 그런 센터라도 몇 군데 몇 군데 동마다 세워주시면 그 사람들의 삶이 굉장히 향상됩니다.]
행정안전부는 폭염에 자치단체와 공동 대응하기로 하고 '긴급폭염대책본부'를 구성했습니다.
당장 이른바 '노인돌보미'를 파견해 쪽방촌 등 더위 취약 지역 노인들을 살피고, 무더위 쉼터 운영시간을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열악한 거주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쪽방촌 주민들의 힘겨운 여름나기는 해마다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