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산 헬기 수리온을 해병대용으로 개조해서 만든 마린온의 추락 사고 소식 앞서 전해드렸습니다. 수리온의 안전성 문제는 그동안에도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안태훈 기자와 이번 사고 소식 좀 더 짚어 보겠습니다.
안 기자! 물론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명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그동안 제기됐던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토대로 사고 원인을 추정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엔진에 안전성 검증 문제가 감사원에서도 지적된 바가 있다고요?
[기자]
네. 그래서 엔진 문제부터 짚어볼텐데, 제목부터 보겠습니다.
< 감사원도 지적한 '701K' 엔진 >
어제 오후 기상이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추락했기 때문에 일단 동력장치의 문제를 의심해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마린온과 수리온에는 '701K'라는 동일한 엔진이 탑재돼 있습니다.
미국 GE사의 'T700'이란 엔진을 바탕으로 일부 개량해 만든 것입니다.
701K에는 T700과는 다르게 엔진을 전자식으로 제어하는 '통합디지털엔진제어기'가 적용됐습니다.
[앵커]
네. 그렇다면 해당 미국 회사의 엔진과 좀 다르다, 이게 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단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전자식으로 엔진을 제어하는 것은 비상 상황 때는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감사원도 이런 전자적 방식의 엔진은 비상시에 조종사의 수동 조작을 어렵게 해서 비행안전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꼬집은 바 있습니다.
또 수리온의 '701K' 엔진은 그 형상이 기존 T700 엔진과 다르기 때문에 호환이 원활하게 이뤄지는지 등 충분한 검증 필요한데, 그 부분이 부족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마린온은 수리온을 개조하면서 보조연료탱크를 추가했습니다. 이번 사고와 관련이 있을까요?
[기자]
일단 두번째 제목을 보겠습니다. < 동체 옆에 장착된 보조연료탱크 >입니다.
마린온은 상륙기동헬기입니다.
해병대에서 쓰기 위해 그렇게 개조를 한 것인데, 수리온은 2~3시간 정도 작전 비행이 가능한데, 상륙작전을 위해서는 이 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동체 옆쪽에 보조연료탱크를 장착해 비행 시간을 1시간 가량 더 늘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보조연료탱크로 인해 화재 피해가 커졌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김대영/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수리온은) 강제 착륙이나 아니면 (추락 때) 충격을 이겨내는 완충 장치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10미터 높이에서 떨어졌다고 해서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는 어렵고요. 추락 이후나 이전에 화재나 동체가 기울어져 엎어졌을 가능성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앵커]
네. 계속 말씀드린대로 수리온이 마린온으로 개조가 된 것입니다. 그전에 수리온에서도 엔진 문제 때문에 여러차례 문제가 된적이 있었잖아요.
[기자]
네. 같은 엔진을 쓰니까요. 일단 2015년에 문제가 된 바가 있습니다.
당시에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고 때는 헬기가 땅에 떨어지자마자 화염에 휩싸였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마린온에만 있는 보조연료탱크가 그 피해를 키웠다는 점은 충분히 의심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화재 수습과정에서 소방대원이 부상했다는 점 또한 이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이밖에 마린온이나 수리온의 엔진은 2개인데, 한쪽 엔진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한쪽으로 대응하면서 비상착륙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두개의 엔진에 동시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기도 해서 이와 관련한 조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이번 마린온 추락 사고 원인에 대한 얘기를 좀 해봤습니다. 안태훈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