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봇대에 올라간 노동자는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하죠. 2만 볼트가 넘는 전선을 맨손으로 만져야 하니, 감전 사고도 많습니다. 노동자들이 결국 작업 방식을 바꿔달라며,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했습니다.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53살 천모 씨는 30년 넘게 고압선 다루는 작업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작업 중 순식간에 일어난 감전 사고로 왼쪽 팔을 절단해야 했습니다.
[천모 씨/전기노동자 : 한순간에 그 일로 인해서…나는 열심히 살았다고 했는데 나한테 남은 건 불구밖에 없는 거죠.]
다리도 크게 다쳤습니다.
전기 노동자들에게 이런 사고는 드물지 않습니다.
지난 5년 동안 고압 전류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다 사망한 노동자는 33명입니다.
한전은 고압 전선을 직접 만지는 작업 방식을 단계적으로 없애겠다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예전처럼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전 장비는 헬멧과 고무 소매, 그리고 인명 피해를 막기엔 크게 부족한 절연 장갑이 전부입니다.
전기 노동자들은 어제까지 사흘 동안 청와대 앞에서 전선을 직접 만지는 작업 방식을 바꿔달라며 천막 농성을 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