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폭염 속 차 안에서 27개월 된 아이가 4시간 동안 홀로 있다 숨졌습니다. 외할아버지가 손주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려고 뒷좌석에 태웠다가 내려주는 것을 깜빡해서 벌어진 안타까운 사고였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야외주차장에 세워 둔 차로 돌아온 운전자가 차문을 열고 어쩔 줄 몰라합니다.
뒷좌석에 타고 있던 27개월 된 외손자가 숨진 것입니다.
63살 A씨가 외손자를 차에 태운 것은 4일 오전 9시쯤입니다.
출근길에 어린이집으로 데려다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A씨는 이 사실을 깜빡한 채 직장으로 향했고, 잠이 든 외손자를 두고 혼자 내렸습니다.
4시간이 지난 뒤 점심을 먹기 위해 차량으로 돌아와서야 외손자를 발견한 것입니다.
당시 조수석과 뒷좌석 창문은 이렇게 1.5cm 가량 열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33.3도의 뙤약볕에다 열기도 제대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내부온도는 70도에 달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상지/경남 의령 경찰서 수사과장 : 아이가 뒷좌석에 안전벨트를 매고 비스듬히 쓰러져 있는 상태로 입에 거품을 물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A씨는 오전에 열릴 회의에 정신이 팔려 외손자를 뒷좌석에 태운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가족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추가 조사한 뒤 A씨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