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은 그야말로 눈물로 시작해 눈물로 끝났죠. 실망스러운 결과에 냉소가 이어졌고 실수가 나온 선수들에게는 팬들의 도를 넘어선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이 또한 견디기 힘든 일이었는데 마지막까지 힘껏 뛰어준 선수들 덕분에 독일전 눈물은 더 애틋하기도 했습니다.
박진규 기자입니다.
[기자]
한달 전 서울광장에서 열렸던 월드컵 출정식.
자신감 있는 걸음걸이에 멋진 정장까지 차려입은 선수들은 마치 모델 같았습니다.
월드컵 개막 전 프로필 영상 촬영 자리에서도 선수들의 눈빛에는 자신감이 흐릅니다.
문선민의 독특한 춤사위에는 폭소가 절로 터져나왔습니다.
하지만 첫 경기 스웨덴전부터 선수들은 울보로 변했습니다.
무리한 태클로 페널티킥을 내준 김민우는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고 비난의 한 가운데에 섰습니다.
멕시코전에서 패한 뒤, 손흥민은 그야말로 펑펑 울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격려에도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장현수는 몸을 던진 수비가 실점의 빌미가 됐다며 축구팬들의 질타와 싸워야 했습니다.
이렇게 만신창이가 된 듯했던 대표팀은 마지막 독일전에서 모두의 예상을 깼습니다.
한국의 2 대 0 승리보다 독일의 7 대 0 승리 가능성이 더 높다는 조롱을 무너뜨렸습니다.
선수들은 기쁨과 아쉬움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에 또 눈물을 쏟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독일전이 끝나고 라커룸은 눈물 바다가 됐습니다.
승리로 마무리 된 월드컵, 마지막 눈물을 흘리며 선수들은 서로에게 "수고했다. 그리고 고맙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