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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서청원, 한국당 탈당 "보수진영 정치인들 책임 크다"

입력 2018-06-20 17:54 수정 2018-06-2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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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간단히 얘기했지만요, 친박계 좌장으로 흔히 불리는 서청원 의원이 오늘(20일) 자유한국당을 떠났습니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쇄신안을 놓고 친박-비박 갈등이 재점화 되던 시점에 왜 탈당을 선언했을까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 야당 발제에서는 서청원 의원 탈당이 몰고온 파장을 자세하게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2015년 10월 5일) : 근데 솔직하게 김 대표는 언론플레이를 너무 자주 해요.]

[김무성/자유한국당 의원 (2015년 10월 5일) : 자, 그런 얘기 그만합시다.]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2015년 10월 5일) : 조심해요. 그렇게 하면 당 어려워져요. 그리고 자기는 할 얘기 다 해놓고 우리 보고 못한다, 그건 언어도단이야.]

[김무성/자유한국당 의원 (2015년 10월 5일) : 국민 보는 앞에서 더 이상 그만, 그만, 그만합시다.]

새누리당 시절이었죠. 비박의 좌장 김무성, 친박의 좌장 서청원 의원이 정면으로 충돌했던 모습입니다. 지난 2007년부터 10년 이상 계속돼 온 친박-비박 계파 갈등. 이제는 마침표를 찍게 되는 것일까요.

오늘 친박의 좌장 서청원 의원이 자유한국당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페이스북에 올린 탈당의 변을 한 번 보시죠. 먼저 "2년여 동안 고민했고, 이제 때가 됐다"면서 자유한국당 탈당이 "마지막 소임"이라고 적었습니다.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는 대목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친이-친박 분쟁은 비극적 도돌이표"라는 지적도 했습니다.

그런데 탈당하는 지금은 "계파 청산"을 외치고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서청원 의원의 '과거'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그렇게 비판하는 계파 싸움. 그것을 끝낼 기회가 최소한 2번은 있었습니다. 먼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통과 직후,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탈당을 요구했을 당시입니다.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1월 10일) : 목사님, 제가 언제쯤 할복하면 좋겠습니까.]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1월 4일) : 거짓말쟁이 성직자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마치 김정은이 장성택을 처형하고 그 일파를 숙청하여 공포정치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는 듯한 행태는 폭군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결국 서 의원은 '친박 청산' 방침에도 탈당하지 않고 살아 남았습니다. 두 번째 시점은 홍준표 전 대표가 서청원, 최경환 등 핵심 친박을 제명하겠다고 나섰을 당시입니다.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10월 22일) : 홍준표 체제를 허무는 데 제가 앞장서야 되겠습니다. 뜻을 같이 하는 동지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고 성완종 의원 관련 사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습니다. 진실을 얘기하지 않을 때는 제가 진실을 증거로 내겠습니다.]

[홍준표/전 자유한국당 대표 (지난해 10월 28일) : 8선이나 되신 분이 새까만 후배한테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그런 협박이나 하고. ]

결국 서청원 의원이 가지고 있다는 녹취록은 오늘 이 시점까지도 공개되지 않았죠. 홍 전 대표는 서 의원에게 탈당 권유 조치까지는 했지만, 역시 서 의원은 탈당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서청원 의원은 왜 이 시점에 탈당을 했을까요. 선의로 해석하자면, 보수 재건과 계파 종식을 위한 용단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좀 비판적으로 보자면, 사실상 남아 있는 친박 의원들에게 결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기 위한 정치적 묘수 아니겠냐, 이런 해석도 나옵니다. 우선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한선교 의원 얘기부터 들어보시죠.

[한선교/자유한국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중앙당 해체와 같은 커다란 플랜을 내갖고 걸고 나온 것으로 봐서는 또다시 한국당에 김성태를 중심으로 한 어떤 세력이 결집해 있는 것은 아닌가. 이 기회가 비주류에서 주류로의 전환의 계기는 아닌가…]

그러니까 범친박계 입장에서는 '김성태 쇄신안'을 당권 경쟁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사실 이것은 비박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제 공개된 비박계 박성중 의원의 메모에서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친박-비박 싸움 격화'라는 대목, 그리고 '세력화가 필요하다. 적으로 본다. 목을 친다'라는 대목까지 있습니다. 결국 계파 싸움을 전제로 한 당권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녹아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친박계 입장에서는 비박계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을 게 뻔한 서청원 의원이 자리를 비켜주는 편이 세 결집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범친박으로 분류가 되는 정우택 의원은 '김성태 쇄신안'을 공개 비판하면서, 동시에 당권 도전 의사를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의원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김성태 원내대표 자신도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포청천처럼 행동하는 것은 황당한 행동이죠. (의원님도 어떻게 당 대표, 자천, 타천, 도전한다는 얘기가 있던데.) 중진의원으로서 무너진 당을 재건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요…]

오늘 큰 형님이 물러났기 때문에 친박계가 소멸될 위기에 처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좌장이 자리를 비켜주면서 오히려 강하게 결집할 계기가 마련됐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결국 내일로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김성태 쇄신안'이 수용되느냐, 그 결과에 따라서 계파 싸움의 향배가 결정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소멸 위기에 처한 친박계에 띄우는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하지만 우리 이제 영원히
만나지 않기로 해
만나지 않기로 해
만나지 않기로 해 영원히
만나지 마

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만나지 않기로 해'입니다. 새삼스레 뜻을 풀어보자면, '친박'은 '친 박근혜'라는 뜻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 있는 마당에 '친박'이라는 이름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친박 좌장이 오늘 당을 떠났습니다. 다시는 '친박계'라는 이름으로 만나지 말라는 것이,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담긴 민심이기도 합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서청원 탈당…'친박' 소멸 신호탄?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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